국제

“알트코인도 제도권 편입”…CME, XRP·솔라나 선물 확대에 기관 매수세 촉각

신유리 기자
입력

2025년 12월 16일(현지시각 기준), 미국(USA) 시카고에 본사를 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이 리플 XRP와 솔라나(Solana)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 상품을 새로 상장하며 가상자산 파생상품 시장을 확대했다.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의 이번 조치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이어 주요 알트코인까지 제도권 선물 시장에 편입하는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어, 글로벌 기관 투자자의 투자 전략 변화에 직접적 영향을 주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성숙과 함께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시장 간 경계가 더 옅어지는 흐름이 부각되는 장면이다.

 

코인페이퍼 보도에 따르면 CME 그룹은 현지시각 16일, XRP와 솔라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물 호가 기반 선물 계약을 공식 출시했다. 새 상품은 현물 시장 가격을 기초로 하며 만기를 비교적 길게 설계해, 트레이더들이 계약을 짧은 주기로 교체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고 롤오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구조 측면에서 CME가 기존에 운용해 온 S&P 500 등 미국 주식 지수 선물과 유사한 틀을 채택했다는 평가다.

"기관도 알트코인 본다"…CME, 리플 XRP·솔라나 선물 전격 출시 (제공:AI제작)
"기관도 알트코인 본다"…CME, 리플 XRP·솔라나 선물 전격 출시 (제공:AI제작)

이번 XRP·솔라나 선물 상장은 CME가 앞서 선보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호가 기반 선물의 거래 실적을 토대로 한 후속 조치로 해석된다. CME에 따르면 해당 비트코인·이더리움 상품은 출시 이후 거래량이 꾸준히 늘었다. 올해 초 기준 일평균 11,300계약 수준이던 두 자산 합산 선물 거래량은 4분기 들어 18,400계약으로 증가했고, 12월에는 일평균 35,300계약에 도달했다. 11월 말에는 하루 최대 60,700계약이 거래되며 기관과 전문 투자자의 관심이 크게 확대된 양상을 보여줬다.

 

CME는 XRP와 솔라나 선물을 역대 가장 작은 계약 단위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계약 구조는 대규모 자금력을 가진 기관뿐 아니라 일반 트레이더와 중소형 펀드도 보다 세밀하게 포지션을 관리하고 위험을 분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소액 계약 단위는 레버리지 활용 폭을 넓히는 동시에, 변동성 관리 측면에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려는 투자자에게도 선택지를 제공한다.

 

한편 파생상품 시장 확대에도 솔라나 현물 가격은 단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125달러 선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기술적 지지선 방어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가상자산 트레이더이자 분석가인 알트코인 셰르파는 120달러에서 125달러 구간을 핵심 지지 구간으로 지목하며, 120달러가 명확히 붕괴될 경우 100달러까지 하락 폭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대로 135달러 상향 돌파가 지속될 경우 매도 압력이 완화되며 단기 반등 여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외신과 시장 관측통들은 CME의 XRP·솔라나 상장을 대체 디지털 자산에 대한 기관 투자자의 관심이 가시화된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이미 검증된 비트코인·이더리움 선물의 거래량 증가는 기관이 가상자산을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편입하고 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뉴욕과 런던, 홍콩의 일부 펀드 운용사들은 규제가 비교적 명확한 파생상품을 통해 가상자산 팩터에 대한 노출을 관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알트코인 선물 상품 출시가 곧바로 본격적인 기관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적지 않다. 선물과 현물 가격 간 괴리 확대 가능성과 함께, 각국 금융당국의 규제 기조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USA)과 유럽연합(EU)에서는 가상자산의 유가증권성 판단과 투자자 보호 규범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어, 일부 보수적 기관은 현물·선물 모두에 대한 노출을 제한하는 방침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CME의 이번 행보가 중장기적으로 가상자산 시장 구조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선물 거래량이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기관 참여가 확대될 경우, XRP와 솔라나 현물 시장의 유동성 개선과 가격 발견 기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유럽과 아시아 주요 금융 허브에서 장내 파생상품을 활용한 헤지 전략이 확산되면, 급격한 가격 급등락이 일정 부분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반대로 파생상품 시장이 단기 투기성 자금의 무대로 활용될 경우, 레버리지 과잉과 청산 악순환을 통해 현물 가격 변동성이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특히 솔라나의 경우 단기적으로 120달러 지지선 방어 여부가 하락세 심화와 기술적 반등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제사회와 금융 당국, 시장 참여자들은 CME의 알트코인 선물 확대가 향후 디지털 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 속도와 방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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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e그룹#xrp#솔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