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환자 피하주사 선호”…알테오젠-MSD, 키트루다SC 임상 결과 발표
바이오의약품 주사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알테오젠과 미국 MSD가 공동 진행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임상 결과, 환자 10명 중 6명이 기존 정맥주사(IV) 방식보다 SC 제형을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유럽종양학회 2025에서 공개됐다. 이번 연구는 바이오시밀러 및 주사 방식 혁신이 항암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끈다.
공개된 임상은 NCT06099782 연구로, 흑색종·신장암·폐암 환자 147명을 대상으로 키트루다 SC(395mg)와 IV(200mg)를 각 3주 간격 3회 투약한 뒤 제형을 바꿔 반복 투약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주요 평가 대상 환자 118명 중 65%가 피하주사(SC) 제형을 선호했다. 짧은 투약 소요 시간과 시술 편안함, 투여 부위 통증 감소가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6주 후 추가 투여 선택시에도 68%가 SC 제형을 선택하는 등 실제 환자 경험의 만족도가 높았다.

SC 제형의 기술적 원리는 정맥을 통한 투여 대신 피부 아래에 직접 바이오의약품을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MSD가 알테오젠의 단백질 융합기술(ATL-B4)을 적용, 30분이 걸리는 기존 IV 주사에 비해 1~2분 만에 투약할 수 있는 피하주사로 변환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중증 이상반응(Grade 3-4) 발생률에서도 SC 방식이 IV 대비 1%대(IV 7%)로, 안정성이 한층 높게 나타났다. 기존 정맥주사는 의료용 소모품과 시술 시간이 길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SC 방식은 이를 크게 개선했다.
피하주사 기반 바이오의약 개발 경쟁은 국제적으로 가속화되는 추세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미 SC 제형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FDA가 최근 키트루다SC를 정식 허가하면서 글로벌 시장 확산에 탄력이 붙었다. 정맥주사에 소요되는 의료진·소모품·투약 장소 제약이 줄어들고, 환자 입장에서는 반복 투약이 수월해진다는 점에서 실질적 의료 시스템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한국 정부도 바이오시밀러·제형 혁신제품에 대한 심사 기간 단축 등 경쟁력 확보 정책을 추진 중이나, 보험 약가 등 실질 투약 확산에는 추가 인센티브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유럽의 규제당국은 환자 편익이 입증된 SC 제형에 점진적으로 우호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피하주사가 현재 제형 개발 경쟁에서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피하주사형 키트루다가 실제 의료현장에 빠르게 안착할 경우, 바이오의약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이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환자 치료 경험과 비용 효율성을 모두 높이는 혁신 모델로 안착할지, 시장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