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모가 5배·한 달 58 상승"…프로티나, AI 국책과제에 단기 과열 경고음도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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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항체신약 개발주 프로티나 주가가 국책과제 수주와 삼성바이오에피스 협업 기대를 앞세워 단기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모가의 5배에 이르는 주가 재평가 속에 개인 투자자 수급이 집중되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전문가들은 성장 스토리와 함께 단기 과열에 따른 조정 가능성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말한다.

 

26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장중 기준 프로티나 주가는 79,600원으로 전일 대비 14.04 상승했다. 10월 27일 종가 50,700원에서 11월 26일 80,300원까지 약 한 달 새 58가량 뛰었고, 이 구간에서 장중 저점은 43,950원, 최고가는 86,000원까지 치솟으며 상장 이후 52주 최고가를 다시 썼다. 최근 한 달 일평균 거래량은 약 113만 주지만, 11월 26일에는 약 325만 주가 거래되며 단기 매매가 몰리는 양상이 뚜렷했다.

프로티나[46853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프로티나[46853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기간을 상장 이후로 넓혀 보면 급등 폭은 더 크다. 상장 첫날인 7월 29일 종가 17,550원과 비교하면 11월 26일 기준 주가는 약 3.6배 수준이다. 8월과 9월 조정 구간을 거친 뒤 10월 말부터 AI 신약개발과 국책과제 수주 이슈가 부각되면서 우상향 기울기가 다시 가팔라진 모습이다. 현재 주가는 5일선·20일선·60일선을 모두 크게 상회해 기술적으로는 중기 상승 추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단기 과열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랠리의 직접적인 촉매는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총 470억 원 규모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한 항체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실증 국책과제다. 이 사업에서 프로티나는 주관기관으로 선정됐고, 서울대 산학협력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참여기관으로 합류했다. 27개월 안에 AI 기반 항체 바이오베터와 신약 후보 10개 도출이 목표다. 정부 출연금만 300억 원을 넘는 대형 과제로, 자기자본 대비 190를 상회하는 연구비라는 점에서 중장기 파이프라인 가치와 R D 재원 확보 기대가 주가에 빠르게 반영된 것으로 시장은 해석한다.

 

수급 흐름을 보면 단기 조정과 재반등 과정에서 투자 주체별 온도차도 확인된다. 11월 18일부터 25일까지 외국인은 144,959주를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36,949주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 차익 실현 물량을 기관이 일부 받아낸 구조다. 직전 1주일인 11월 21일부터 25일까지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3,201주, 4,580주 순매도로 돌아서며 수급이 흔들렸지만, 25 26일 주가가 다시 강하게 반등한 점을 감안하면 개인 투자자의 모멘텀 추종 매수세가 실제 랠리를 이끈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시가총액 규모를 살펴보면 프로티나는 8,654억 원으로 코스닥 86위권에 위치한 중형 바이오텍이다.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펩트론, 코오롱티슈진 등 동종 업계와 비교할 때 시가총액은 중하위권이지만, 이날 일일 등락률 14.04는 비교군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외국인 지분율은 1.58로 낮은 편이며, 영업손실 24억 원, 순손실 20억 원 등 실적은 아직 초기 단계다. 그럼에도 공모가 14,000원 대비 주가가 수 배로 오른 점을 감안하면 성장 기대가 상당 부분 선반영된 중형 AI 바이오 신생주로 분류된다.

 

재무지표는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드러낸다. 2024년 매출액은 23억 원, 2025년 매출 전망치는 68억 원으로 제시돼 고성장 궤도 진입 초기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다만 영업이익은 2024년 기준 91억 원, 2025년 전망치도 84억 원 적자가 예상돼 당분간 실적보다는 기술력, 파이프라인, 과제 수주 실적에 기반해 밸류에이션이 형성되는 구조다. 부채비율은 14 수준으로 낮고, 당좌비율은 1,000를 크게 웃돌아 단기 유동성은 양호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당은 아직 없고 증권사 컨센서스와 목표주가도 부재해, 현재 밸류에이션 가이드는 사실상 시장 수급과 뉴스 흐름에 의해 재구성되는 국면이다.

 

프로티나의 기업가치 재평가 배경에는 고유 기술 모멘텀이 자리한다. 회사는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단일 분자 수준에서 고속·정밀 분석하는 SPID 플랫폼을 기반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PPI 분석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축적된 PPI 빅데이터와 AI 모델을 결합해 항체 바이오베터와 혁신 항체신약을 설계하는 구조가 핵심이며, 이번 국책과제에서 해당 플랫폼이 국가 R D 인프라로 채택되며 기술 경쟁력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주가에 반영됐다.

 

산업·정책 측면에서 보건복지부의 AI 항체 바이오의약품 개발 과제는 국내 AI 신약개발 생태계에서 상징성이 큰 사업으로 꼽힌다. 과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도출된 후보물질의 기술이전과 마일스톤, 로열티 수취 가능성이 열리면서 중장기 캐시플로 기대도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AI 기반 항체 바이오베터는 기존 바이오시밀러보다 설계 난이도는 높지만 단가와 부가가치가 높은 영역인 만큼, 초기 시장 선점 여부가 각 기업의 향후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삼성과의 연결 고리도 투자 심리를 자극한 요인이다. 프로티나는 과거 삼성의 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을 받은 기초연구가 창업으로 이어진 대표 사례다. 최근 삼성 측이 제2의 프로티나 발굴을 언급하며 1조 원 규모 기초과학·바이오 연구 지원 연장 계획을 재확인한 데 이어, 이번 국책 과제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공동 개발이 공식화되면서 시장에서는 프로티나를 삼성 바이오·AI 헬스케어 밸류체인의 일부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11월 24일 삼성에피스홀딩스 분리 인적분할과 재상장 완료도 심리적 촉매로 작용해 삼성 에피스 에피스홀딩스 프로티나로 이어지는 연계 기대를 키운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상장 스토리와 연말 바이오 공모주 훈풍도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프로티나는 7월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 이후 공모가 14,000원 대비 약 5배 수준까지 오른 새내기 바이오주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상장 초기 JP모건 계열의 지분 매입 공시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 데 이어, 국책과제와 삼성 스토리가 겹치며 성공적인 기술특례 상장 바이오라는 이미지가 강화됐다. 연말로 갈수록 바이오 섹터 전반에서 신규 상장주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흐름도 프로티나 밸류에이션 상향을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단기 수급 측면에서는 모멘텀 장세의 전형적인 패턴도 관측된다. 11월 중순 비등기 임원의 2,000주 장내 매도 공시는 내부 수급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으나 규모가 크지 않아 추세를 꺾지는 못했다. 오히려 21일부터 24일까지 조정 구간에서 단기 차익 실현이 소화된 뒤 25일 5대 상승과 26일 두 자릿수 급등이 연이어 나오며 테마 추종 매수와 단기 거래가 집중됐다. 공시 없이 수급과 심리에 의해 상한가권까지 치솟았다는 점은 이후 조정 가능성을 내포하는 동시에, 시장이 이 종목을 뉴스에 민감한 AI 신약개발 테마주로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테마 분류 관점에서 프로티나는 AI 신약개발주, 항체 바이오베터 관련주, 단백질 빅데이터·PPI 분석 플랫폼주, 삼성바이오에피스 및 삼성 미래기술육성 연관주, 보건복지부 AI 바이오 국책과제 수혜주, 연말 바이오 IPO 훈풍에 올라탄 새내기 바이오주 등 여러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국책과제와 삼성 협업, 공모가 5배 성과를 다룬 기사 노출이 잦아지면서 테마 민감도는 한층 높아진 상태다. 다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기아, 셀트리온, NAVER, 카카오, POSCO홀딩스 등 지수 대표주와는 성격이 달라 코스피·코스닥 전체 흐름보다 개별 재료와 수급에 더 큰 영향을 받는 중형 바이오 테마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동일 업종 내 비교를 통해 강·약점을 나눠보면, 매출·이익 측면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가 흑자 전환과 높은 영업이익으로 앞서 있다. 펩트론과 코오롱티슈진 등은 적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손실이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상태다. 프로티나는 매출이 아직 10억 원대에 그치지만 PPI 데이터 플랫폼과 AI 신약개발 인프라, 국책과제 수주 실적 등 질적 요소에서 차별화를 확보했다는 점이 강점이다. 반면 외국인 지분율이 1대에 머물고, 적자 구조 탓에 PER, PBR 등 전통적 밸류에이션 지표가 의미 있게 산출되지 않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향후 실적 가시성에 따라 주가가 재평가 또는 디레이팅될 수 있는 여지를 동시에 안고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주가 전망과 투자 전략을 두고 시장에서는 가격·수급 레벨 관리가 단기 핵심 변수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술적으로 최근 장중 최고가인 86,000원이 단기 저항선 역할을 하는 가운데, 이 가격대를 거래량을 동반해 상향 돌파할 경우 국책과제와 삼성 스토리를 재료로 한 모멘텀 랠리가 한 차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반대로 7만 원대 초반 지지력이 무너질 경우 6만 원 초반대까지 조정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보수적 시나리오도 함께 거론된다.

 

중기 6개월 관점에서는 과제 수행 과정에서의 중간 성과, 추가 기술이전이나 계약 체결 여부, 글로벌 경쟁사 동향이 밸류에이션 재조정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구체적인 파이프라인 진척과 마일스톤 가시성이 확보될 경우 현재의 프리미엄이 유지되거나 확대될 수 있지만, 성과 발표가 지연되거나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공모가 대비 높아진 주가 수준이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 유의사항으로 세 가지를 짚는다. 첫째, 국책과제와 테마 이슈에 기반한 급등주 특성상 공시 없는 수급 변화에 따라 급락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단기 변동성 관리가 필수라는 점이다. 둘째, 영업적자와 순손실이 이어지고 있어 향후 유상증자 등 추가 자금 조달 가능성과 파이프라인 임상·규제 리스크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셋째, AI 신약개발과 항체 바이오베터 시장이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초기 단계인 만큼, 기술 우위가 상업화와 수익성 개선으로 실제 이어질지 검증하는 과정에서 주가 재평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점도 중장기 투자 시 감안해야 할 리스크로 제시된다.

 

시장에서는 프로티나의 향후 주가 흐름이 국책과제 진행 상황과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 협력, 바이오 섹터 전반 투자 심리 등 복합 요인에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당분간 추가 성과 발표와 수급 변화에 쏠릴 전망이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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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티나#삼성바이오에피스#보건복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