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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약설계로 근육 강화까지”…한미약품, 美학회서 연구 성과 공개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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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AI 신약 설계 기반의 신개념 비만치료제 연구 성과를 미국 비만학회에서 공개하며 글로벌 경쟁력 입증에 나섰다. 자체 플랫폼과 차세대 신약 후보물질을 앞세워, 체중 감량과 근육 증가를 동시에 실현하는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신속한 임상 진입과 글로벌 임상 전략에 힘입어, 비만 치료제 시장 내 경쟁 구도가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은 지난 4일부터 7일(현지 시간)까지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비만학회(ObesityWeek)에서 AI 및 구조 모델링 플랫폼 'HARP'를 활용해 설계한 비만 신약 ‘HM17321’의 전임상 및 초기 임상 연구, 그리고 삼중작용제 ‘HM15275’의 임상 분석 등 4건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중 HM17321은 인공지능 설계를 기반으로 한 비인크레틴 계열 후보 물질로,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 1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아 본격적인 임상 단계에 진입했다.

HM17321의 전임상 연구에 따르면, 이 신약은 체중 감소뿐 아니라 mTOR(라파마이신 표적 단백질) 경로 활성화를 통한 근 성장을 촉진하고, 지방분해 및 합성 억제 효능을 함께 보여 체성분 개선과 대사기능 향상 효과를 입증했다. 동물모델 실험에서 세마글루타이드와 비교 시, 지방감소 폭이 더 크고 근육량 증가 폭이 유의미하게 높았으며, 에너지 소비량과 혈당 조절 효과도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ipGTT(복강 내 포도당 부하 검사), ITT(인슐린 저항성 검사) 등 대사지표에서의 우수성이 확인된 점 역시 차별점이다.

 

삼중작용제 ‘HM15275’는 GLP-1, GIP, GCG 등 세 가지 인크레틴 수용체를 최적화 타깃으로 한 차세대 비만 치료제다. 비만 치료와 더불어 다양한 대사성 질환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는 구조로, 미국 FDA에서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아 현재 2상 임상이 진행 중이다. 이번 발표에선 기존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 안전성 프로파일에 추가해, 지질검사 및 면역원성 분석 등 약동학 특성이 공개됐으며, 장기 지속성·내약성 측면에서의 강점도 부각됐다.

 

비만 치료 신약 시장은 GLP-1 계열 약물로 대표되는 글로벌 ‘혁신 경쟁’의 각축장으로, 이미 유럽·미국 등에서는 노보노디스크, 릴리 등 주요 제약사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미약품은 AI 기반 설계 경쟁력과 자체 플랫폼을 앞세워 글로벌 임상, 기술이전 등 시장 내 위상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동물 및 초기 인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물질 효능·안전성의 입체적 검증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외 신약 개발 규제 역시 AI 데이터 활용, 신속 임상 진입 전략, 다중표적 혁신약물 평가 등으로 급속히 진화 중이다. 미국 FDA와 한국 식약처 모두 첨단 바이오 신약의 임상 진입 요건 및 안전성 기준을 강화하고 있어, 임상 1상에서 확보된 데이터의 신뢰도가 더욱 강조된다. 전문가 일부는 “AI 기반 신약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실제 임상 결과로, 글로벌 규제와 상용화 진입장벽을 얼마나 빠르게 넘느냐에 향후 시장 주도권이 달렸다”고 분석한다.

 

한미약품은 자체 플랫폼 고도화, 후속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확장에 집중해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건강한 체중 감량과 근육 유지·강화라는 모색이 실제 글로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산업계는 주시하고 있다.”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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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hm17321#obesitywe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