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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골목과 고요한 사찰”…광주, 도심에서 만나는 일상 속 쉼표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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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광주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엔 작은 쉼표가 있다. 도시 한가운데서 자연과 예술, 그리고 고요함을 두루 품은 공간을 찾아 헤매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에는 단순히 여행지라 불렸던 곳들이, 지금은 일상에 필요한 ‘휴식’의 공감대를 만들어 가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예향의 품격과 빛고을의 미소를 품은 도시다. 흐린 하늘 아래 25도를 넘나드는 기온과 산뜻한 바람, 그리고 촉촉한 습도가 어우러진 이곳에는 특별한 문화와 자연의 쉼이 있다. 남구 양림동 펭귄마을에선 낡은 생활 도구가 재탄생한 조형물, 형형색색의 벽화가 골목마다 자리하며 관람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한 걸음마다 '여기서만 가능한' 즐거움이 숨어 있고, 익숙한 것들 사이로 창의적인 예술이 일상의 경계에 스며든다. 좁고 오래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그곳에만 흐르는 느긋한 시간이 있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광주광역시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광주광역시

자연 속 평온을 찾고 싶다면, 남구 양과동의 광주시립수목원으로 발길이 이어진다. 이곳은 수십 년 전 버려졌던 매립장이 푸른 대지로 바뀌어 자연을 품는 공간이 됐다. 도시에서는 흔치 않은 사계절의 변화, 식물과 장엄한 나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 자연은 곧 꾸밈없는 휴식,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회복의 시간이 된다.  

 

서구 쌍촌동 무각사는 시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평화의 자리다. 빨간 지붕을 품은 전통 사찰의 모습과, 그곳을 감싸는 나무들 그리고 도심의 소음과 단절된 조용함이 이곳을 찾는 가장 큰 이유다. 수행, 기도, 명상에 머무르는 이들도 많지만, 무엇보다 바쁜 하루를 잠시 멈추게 하는 특별한 안식처로서 의미가 깊다. 실제 방문자들은 “잠깐 앉아만 있어도 마음이 맑아진다”고 표현한다.  

 

이런 변화는 지역 커뮤니티 댓글에서도 공감된다. “광주는 오래 살수록 더 애착 가는 도시” “이런 곳에서 평범한 하루가 특별해진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문화와 자연이 맞닿는 도시는 단순한 구경이 아니라, 각자의 리듬에 따라 풍경을 다시 그리는 계기가 된다.  

 

전문가들은 “도심 안에서 문화 공간과 자연 체험이 쉽게 연결되는 것이 곧 삶의 질을 바꾼다”고 말한다. 도시 생활 속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공간이 늘어나는 건,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새로운 움직임의 일부다.  

 

광주에서의 하루, 특별할 것 없던 동네 골목이나 익숙한 산책길마저 작은 여행으로 느껴진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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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펭귄마을#무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