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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의 파란만장 무대”…장현성X박철민, 빛바랜 꿈→위태로운 연극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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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의 파란만장 무대”…장현성X박철민, 빛바랜 꿈→위태로운 연극의 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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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의 조명이 들어오는 순간, 장현성과 박철민의 얼굴에 스친 절박함은 오래된 극단의 시간만큼이나 묵직하게 내려앉았다. 웃음기 어린 겉모습과 달리 속내에 응어리진 현실의 무게가 감춰지지 않는다. ‘영화가좋다’가 다시 소환한 영화 ‘커튼콜’은 문닫기 직전의 3류 에로 극단이 멈춘 삶에서 다시 한 번 꿈을 향해 도약하는 꼴을 비춘다.  

 

작품에는 장현성, 박철민 외에도 전무송, 유담연, 장혁진, 서호철, 이이경, 채서진, 고보결, 신문성, 강지원, 유수빈 등 다양한 인물이 한데 엮여 예술의 끝자락과 아슬아슬한 현실 사이를 걸어간다. 김홍파와 정인겸이 특별히 존재감을 더하며, 각기 다른 사연을 품은 극단원들은 마지막 희망을 담아 ‘햄릿’ 공연에 뛰어든다.  

출처 : 해당 작품 포스터 이미지
출처 : 해당 작품 포스터 이미지

경제적 불황의 막다른 골목길에서, 이들에게 연극은 더 이상 꿈만이 아닌 생존의 해답이자 마지막 도전의식으로 자리한다. 하지만 정통 연극 무대를 향한 열정 앞에 쏟아지는 좌충우돌 해프닝과 애드립, 예측불가의 미궁은 관객의 웃음과 애틋함이 교차하는 감정을 낳는다.  

 

‘비밀애’를 연출한 류훈 감독의 손길 아래, 평범하지만 불완전한 이들의 군상과 연극의 기적은 과장도 왜곡도 없이 현실적으로 그려진다. 이따금 흘러나오는 코미디의 온기는, 쓸쓸함을 이겨내는 희망의 불씨가 돼 준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방향을 알 수 없는 연극 백스테이지의 소동은, 꿈의 끝자락에서 조차 여전히 무대를 붙드는 인간 군상의 의지를 생생하게 전한다. 반면, 감춰진 좌절과 갈등, 그리고 행운을 향한 작은 기대가 데뷔와 실패 사이를 오가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다채로운 영화 정보와 감동의 순간을 전하는 KBS2의 영화 리뷰 프로그램 ‘영화가 좋다’는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10분 시청자를 찾아간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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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성#커튼콜#박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