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실투여형 헌터증후군 치료제”…GC녹십자, 허가 신청에 업계 주목
뇌실투여형(ICV) 희귀질환 치료제가 중추신경계 손상을 앓는 헌터증후군 환자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GC녹십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헌터증후군 ICV 치료제 ‘헌터라제ICV’의 국내 품목허가 신청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하면서 국내외 치료 옵션 지형이 바뀔지 주목된다. 업계는 이번 신청이 중추신경 손상 등 미충족 수요 해소와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의 경쟁구도 변화를 이끌 '첨단 치료제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GC녹십자가 허가를 신청한 ‘헌터라제ICV’는 헌터증후군 환자 일부에서 기존 정맥주사제로는 치료 효과가 제한됐던 뇌 중추 부위까지 접근가능한 세계 최초 뇌실투여(뇌 안의 빈 공간에 직접 투여) 제형이다. 환자 머리에 특수 디바이스를 삽입해 약물을 주기적으로 뇌실로 직접 전달함으로써, 뇌혈관장벽(BBB) 투과가 어려워 기존 약물이 한계에 부딪히던 문제를 개선했다. 리소좀 축적 질환 중 대표적 유전희귀병인 헌터증후군 환자의 약 70%가 중추신경 손상을 동반하지만, 기존 치료제는 대부분 전신(체내) 효소 대체에 머물러 있었다.

일본 임상에서 헌터라제ICV는 헌터증후군 중추 손상 위험의 핵심인 ‘헤파란 황산’ 농도를 유의하게 낮춰, 2021년 일본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장기 추적(5년) 결과에서도 뇌 내 헤파란 황산 농도가 안정적으로 억제된 데 이어 인지 기능 퇴행이 지연되거나 일부 환자에서 인지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이러한 임상 데이터는 기존 정맥주사 방식 헌터증후군 치료제 대비 뇌 중추기능 보존 측면에서 뚜렷한 차별점으로 평가받는다.
헌터라제ICV는 현재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2023년 12월 러시아에서도 품목허가를 받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식약처에서 국내 희귀의약품 지정도 획득했다. 경쟁 기술 측면에서 미국·유럽 등 주요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헌터증후군 치료제는 주로 전신 증상 완화에 집중돼 있어, GC녹십자의 직접 뇌 투여 제형은 글로벌 시장 내 기술 우위를 확보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희귀질환 치료제 허가와 관련해, 식약처는 임상 근거와 희귀의약품 지정 등 신속 허가 트랙을 운영한다. GC녹십자가 제출한 제품은 이미 일본, 러시아 등에서 상품화된 전력을 기반으로 국내 허가심사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산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실투여 방식의 장기 안전성, 보험 급여 적용 등 추가 논의 과제도 남아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뇌혈관장벽(BBB)을 극복한 효소 치료제는 희귀 유전질환 치료의 영역을 획기적으로 넓힐 수 있는 기점이 될 것”이라며 “국내 품목허가 이후 보험 적용, 글로벌 승인 확대 여부가 사업화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계는 이번 허가 신청이 한국 희귀질환 치료제 기술의 위상을 높이고 시장 확대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