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여당 대표의 품격 기대했으나 실망”…장동혁, 정청래 연설에 강력 비판
민생보다는 이념 논쟁, 권력 독점 비판이 국회를 가득 채웠다. 9일 여의도 정국 한복판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두고 정면으로 맞섰다. 대통령의 양보 주문 이후 거대 여당의 선택과 향후 국회 협치 기조를 둘러싸고 정치권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정청래 대표의 연설에 대해 “거대 여당 대표의 품격을 기대했는데 너무 실망스러웠다”고 밝혔다. 그는 “기세는 '여의도 대통령'을 보는 것 같았는데, 내용은 거울을 보면서 자기 독백을 하는 것 같았다”며 연설이 민생보다는 이념 중심으로 흐른 점을 지적했다.

특히 장동혁 대표는 “미국에서 구금된 한국 근로자 문제가 있는데도 유감 표명이나 사과는 없이 자화자찬만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제 대통령께서 여당이 가진 게 많으니 양보하라고 주문했는데, 정 대표는 양보는커녕 국민의힘을 없애겠단 내용만 반복했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대표가 연설에서 “절대독점은 절대부패한다”고 밝힌 부분을 두고도 장동혁 대표는 “지금 모든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정당이 어디냐. 연설이 자기 자신을 향한 독백에 불과했다”고 반박했다.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주장에 대해선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장동혁 대표는 “내란특별재판부는 사법부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반헌법적 발상이다. 이렇게 밀어붙이면 법원이 비상한 판단을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5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도 “사법부가 최후로 이 대통령 재판을 재개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여야 협치 기조에 대한 입장도 이어졌다. 장 대표는 “정치를 걷어차지 않겠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다”며, “여당이 가진 것이 많으니 양보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주문에 답하겠지만, 협치가 가능하려면 누가 손을 내밀어야 하는지 생각해보라”며 화살을 다시 더불어민주당으로 돌렸다.
정치권은 이날 정청래·장동혁 양측의 격돌로 여야 협치와 국회 정상화 방식, 향후 정국 운영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회는 연이어 진행될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민생입법과 정국 운영 방향을 다시 한 번 둘러싼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