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전환사채 일시 중단”…디앤디파마텍, 직접 투자 유치로 선회
신약 개발 분야에서 연구를 이어가는 디앤디파마텍이 자금 조달 방식을 선회했다. 최근까지 총액인수 방식의 영구전환사채(Perpetual Convertible Bond) 발행을 추진하던 가운데, 해당 증권사와의 협의를 중단하고 직접 투자 유치로 방향을 잡았다. 업계에서는 기업의 자금 유치 전략 변화가 신약 개발 경쟁 구도에 영향을 줄지 주목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디앤디파마텍은 지난 8월 한 증권사로부터 영구전환사채 총액인수 제안을 받은 이후 투자 조건 조율 등 실무적 논의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증권사 내부 투자 심의 과정에서, 증권 측이 “투자 후 재매각(Sell-down)을 위해 일정 비율 이상의 투자확약서(LOC)를 확보해야만 총액인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회사는 이 같은 요구가 총액인수 방식의 본래 취지와 다르다고 판단해, 해당 증권사와의 공식 협의를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영구전환사채는 만기 없이 회사가 일정 조건에서 주식 전환을 선택할 수 있는 자본 조달 수단으로, 최근 바이오텍 기업들이 임상 자금 조달이나 R&D 투자를 위해 적극 활용해왔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이 직접 물량 부담을 회피하고 일부 투자확약서를 선제적으로 요구하는 관행이 확산되며, 실제 현장에서는 수요예측 실패에 따른 유동성 위험이 논란이 되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단기적 자금 압박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회사가 올해 6월 기준 약 4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신약 임상 진전 단계에서 발생할 마일스톤(성과확인금) 유입까지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성훈 부사장은 “이미 회사에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들을 확보한 만큼 직접 투자 유치로 자금 조달을 재추진할 예정”이라며, “주주배정 등 대규모 주식 희석이 수반되는 방식은 당장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글로벌 신약 개발 시장에서는 자본 시장 상황 변화가 임상 진입 속도 및 연구개발 역량에 결정적 변수가 되고 있다. 미국·유럽 소재 바이오기업들은 다채로운 금융 옵션(멘딜리온, 하이브리드·벤처 대출 등)과 벤처펀드, 국부펀드로 투자원을 다각화하며 대형 R&D 프로젝트를 지속 추진 중이다. 국내 바이오산업도 투자 환경 변화에 맞춘 자금 유치 전략의 진화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자본 시장 불확실성에 따라 국내 중견 신약 개발 업체들이 자금 조달 전략 재정립에 나서는 분위기”라며, “충분한 현금성과 투자자 풀을 확보한 기업 위주로 연구개발과 임상 프로젝트가 탄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건이 신약 개발생태계의 지속성장과 기업 금융 전략 재편의 신호탄이 될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