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의 시대가 왔다”…미국 SEC 아트킨스 의장, 글로벌 규제 전환점 예고
현지시각 9월 10일, 프랑스(France)에서 열린 OECD 글로벌 금융시장 원탁회의에서 미국(USA) 증권거래위원회(SEC) 폴 아트킨스(Paul Atkins) 의장이 암호화폐를 둘러싼 중대한 정책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아트킨스 의장은 기조연설에서 “암호화폐의 시대가 왔다”고 밝히며, 미국이 글로벌 암호화폐 규제와 혁신의 중심지로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이 같은 조치는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직접적 파장을 미치며, 국제사회의 규제 및 정책 조율 논의에도 불을 지피고 있다.
아트킨스 의장의 발언은 “군대의 침략은 저항할 수 있지만, 때가 온 아이디어는 막을 수 없다”고 빅토르 위고의 문구를 인용하며 시작됐다. 그는 SEC가 이전의 집행 중심 규제 기조를 탈피해, 예측 가능한 명확한 규칙 마련에 나서고 있음을 강조했다. 아트킨스는 많은 인재와 자본이 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해외로 빠져나갔다고 지적하며, 앞으로 ‘대부분의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분류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연설에서 아트킨스 의장은 기업 지원을 위해 온체인 자본조달의 법적 장벽을 완화하겠다고 선언했다. 거래, 대출, 스테이킹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슈퍼앱’ 플랫폼 구상도 공개했다. 투자자와 브로커딜러가 다양한 수탁 솔루션을 선택할 자유까지 약속하며, 암호화폐 산업에 제도적 유연성과 성장 동력을 제공할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아트킨스는 미국이 세계 암호화폐 수도로 도약하는 한편, 유럽연합(EU)과의 국제적 정책 조율 가능성을 밝혔다. 그는 유럽의 미카(MiCA) 규제를 “글로벌 디지털 자산 규제 체계의 모델”로 평가하며, 미-EU 규제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는 글로벌 표준 논의에 미국도 적극 가담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SEC가 암호화폐에 선제적으로 다가가는 태도 변화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CNBC 역시 “미국과 유럽의 규제 공조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시장 지형이 크게 뒤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트킨스 의장은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의 결합을 통한 ‘에이전틱 파이낸스(agentic finance)’ 모델을 제시하며, 양자 간 융합이 초고속·저비용 금융 질서를 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암호화폐 혁신 수용과 투자자 보호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적 전환점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 변화가 미-EU 간 디지털 자산 거버넌스의 본격적인 논의 물꼬를 틀지 주목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SEC의 입장 선회가 실질적 규제 개혁과 혁신 동력으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