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연루 의혹 수사, 이종호 핵심 연결고리로”…해병특검, 구명로비 정조준
구명로비 의혹을 둘러싼 쟁점과 해병대 채상병 순직 관련 외압 정황에 정치권과 수사팀의 입장이 정면 충돌했다. 이명현 특별검사팀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간 친분 정황을 입증하는 핵심 진술을 확보하면서 수사에 돌파구를 마련했다. 양측 인물들이 부인해온 만남이 배우 박성웅 등 여럿의 참고인 진술로 확인되며 김건희 여사까지 이어지는 로비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별검사팀은 2022년 7월부터 9월까지 임성근 전 1사단장과 김건희 여사의 최측근인 이종호 전 대표가 여러 차례 회동한 사실을 다양한 증언과 물적 증거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박성웅은 최근 조사에서 “이종호와는 원래 알고 지냈고, 그 자리에서 임 전 사단장을 처음 봤다”고 털어놨다. 또한 이 전 대표가 “우리 성근이”라며 친분을 드러냈다는 구체적 진술도 파악됐다.

특검팀은 지난 10, 12일 이종호를 연이어 소환해 임성근과의 친분 및 사건 당시 동향을 다각도로 추궁하는 등 관련 행적을 면밀히 재구성하고 있다. 그간 구명로비 의혹 수사는 채상병 순직, 국방부 수사외압, 이종섭 전 장관 해외 출국 같은 사건들과 달리 결정적 단서를 찾지 못한 채 답보에 머물렀는데, 이번 진술 확보로 국면 전환이 본격화된 셈이다.
특검팀은 특히 2023년 8월, 단체대화방에 있었던 김규현 변호사와 이종호 간의 통화 등 또 다른 물증에 주목하고 있다. 이통화 녹취에는 “내가 VIP에게 얘기하겠다. 원래 별 3개 달아주려고 했던 것”이란 발언이 등장한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이종호가 김건희 여사 및 윤석열 전 대통령까지 연계된 구명 로비의 창구 역할을 했을 가능성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종호가 김 여사의 계좌를 직접 관리하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주포 이정필 씨에게 집행유예 약속까지 언급한 정황이 이전부터 논란이 됐다. 특검팀은 이종호의 휴대전화 복구 등 추가 증거 확보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개신교계 인사 연루 의혹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수원지법은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에 대한 특검팀의 증인신문 청구를 받아들여 다음달 심문을 진행한다. 김장환 이사장은 2023년 8월 윤 전 대통령과 만났으며 임성근 전 사단장과의 통화도 사실로 확인됐다. 김장환 측은 “윤 전 대통령과의 만남은 공식 일정이었다”며 라비 의혹을 부인했다.
특검팀은 이와 별개로 한 전 사장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자동저장된 1만9천여 개 녹음 파일 중 채상병 순직 당일을 포함한 기록이 13개에 불과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추가 증거 인멸 정황 여부를 수사 중이며, 한 전 사장에 대한 법원 증인신문도 이달 중순에 예정돼 있다.
이날 특검팀은 이종호를 피의자 신분으로 재조사할 계획임을 시사하며, 김건희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구명로비 의혹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치권은 관련 증거 확보와 특검 수사 행보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 중이며, 향후 국정 조사 및 차기 정국의 중대 쟁점으로 비화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