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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인적분할”…국민연금, 찬성 의견 제시로 업계 주목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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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 승인 안건이 산업 내 집중 조명되는 가운데,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이 찬성 의견을 공식화했다. 이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DMO) 부문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이해관계 충돌 해소라는 시대적 과제에 대한 산업적 분기점으로 받아들여진다. 국민연금기금은 6월 17일, 보유 지분 7.3%에 근거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 승인 안건에 찬성을 표명하고, 이와 연계된 기업지배구조 재편에 긍정적 기대를 나타냈다. 업계는 이번 결정을 대형 CDMO의 글로벌 수주경쟁력 전환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단순·인적분할 방식의 신규 회사 ‘삼성에피스홀딩스’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인적분할은 회사 전체를 존속(로직스)과 신설(에피스홀딩스) 법인으로 나누는 구조를 뜻한다. 이번 분할안은 기존 CDMO 사업(신약 위탁생산)과 바이오시밀러 사업(복제약 개발·생산) 사이의 시장·고객 관점 상충 문제를 해소한다는 전략적 포석을 담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바이오제약사들은 로직스를 통한 위탁생산 과정에서, 자회사 에피스가 경쟁 바이오시밀러를 운영한다는 점에 신뢰 이슈를 제기해왔다.

특히 이번 분할로 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와의 사업적 분리, 즉 ‘순수 CDMO’ 정체성 확립을 통해 대형 제약사 수주 과정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선진 바이오 생산시장에서의 추가 도약을 노린다. 신설 회사인 에피스홀딩스는 기존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집중 육성한다. 주주들에게는 로직스와 에피스홀딩스 주식이 65대35 비율로 교부되며, 분할신설 회사 창립일은 7월 1일, 재상장 예정일은 7월 24일로 확정됐다.

 

글로벌 CDMO 시장에서는 이미 사업 영역별 법인 분리가 주류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 유럽계 기업들은 고객 충돌 해소와 신뢰성 제고 차원에서 생산과 개발 사업을 법적으로 분리하는 추세다. 이번 국민연금의 찬성과 분할 계획은 이러한 글로벌 경쟁환경에 부응하는 의사결정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식약처 등 규제기관은 인적분할 과정에서 기존 허가 유지, 품질 기준 유지 여부에 중점을 두고 사전심사와 추적 관리 체계를 병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국민연금의 영향력과 함께, 주주가치 제고와 글로벌 투명경영 트렌드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분할이 바이오 위탁생산 시장의 신뢰회복과 성장 단계 진입의 핵심 변곡점이 될지 지켜보고 있다. 기술과 제도, 주주 간 협력이 바이오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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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삼성바이오로직스#에피스홀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