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 12억 달러 청산”…비트코인-이더리움 급락, 글로벌 투기경보
현지시각 18일, 글로벌 암호화폐 파생시장에서 12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강제 청산이 발생해 비트코인(Bitcoin), 이더리움(Ethereum), 리플 XRP를 포함한 주요 코인 가격이 급락했다. 이번 청산 사태는 과열된 레버리지 투기가 누적된 뒤 촉발된 디레버리징의 결과로 분석되며, 단기적으로는 가격 변동성과 시장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크립토폴리탄은 대량 청산이 대부분 롱 포지션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고 전하며, 30만여 명이 넘는 트레이더가 청산에 휘말렸다.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거래소의 ETH-USD 페어에서만 2천42만 달러의 청산이 집계됐고, 비트코인 4억3천2백만 달러, 이더리움 2억6천9백만 달러, XRP 2천7백70만 달러 등 구체적인 피해 규모가 공개됐다. 특히 알트코인 전반은 15~20% 가격 급락이 동반됐으며, 일부 중소형 코인은 거래량 공백으로 최대 80% 폭락한 종목도 확인됐다.

과거 2021년 5월 폭락과 2022년 FTX 붕괴 때도 대규모 레버리지 청산이 시장 구조의 과열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단기적인 패닉을 유발한 전례가 있다. 10월 10일 하루 동안에는 레버리지 베팅 약 1천9십억 달러가 강제 청산되며,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이 1백억 달러 넘게 증발했다. 미결제약정은 레버리지 투기성 수요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시장에서 투기성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사태에 대해 각국 기관과 업계 전문가들은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과도한 레버리지가 가격 변동성과 시스템 불안정성을 키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베테랑 개발자 우디 베르타이머(Udi Wertheimer)는 “청산은 차입 노출의 강제 종료일 뿐”이라며 과장된 공포를 경계했다. 반면 보수적 시각에서는 “레버리지 관리 총량조절 없는 시장은 반복적 변동성의 근본 원인”이라 지적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 역시 “디지털 자산 시장의 낙관론 뒤에는 언제든 급등락이 잠복한다”는 평가를 내놨다. CNBC는 “최근 단기 충격에도 불구하고 암호자산이 일부 글로벌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에 자리 잡는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금(골드)은 같은 기간 사상 처음 30조 달러대를 돌파했고, 중앙은행 자금이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구조가 뚜렷하다. 한편 일부 자산배분 전략가들은 주식 60%, 채권 20%, 대안자산(금·비트코인 등) 20%로 구성을 바꾸는 60/20/20 모델을 제안하기도 한다. 암호자산 또한 장기 자산배분 담론에 포함되고 있지만, 단기 가격은 ETF 자금 유입, 파생시장 레버리지 회복, 그리고 매크로 유동성 등 복합변수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직후 조정폭이 컸던 점을 감안하면, 시장 내 신용축소 마무리 없이는 본격적 상승 전환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요컨대, 이번 대규모 청산은 레버리지 과열 해소와 동시에 단기 충격을 심화시키는 ‘양날의 검’으로 평가된다. 리플 XRP의 경우 현물·파생 상품 동반 부진 시 가격 탄력성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어 향후 레버리지 관리가 관건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단기 추격 매수나 과도한 레버리지 확대는 위험하다”며, 글로벌 자본시장이 암호자산 변동성에 어떻게 적응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