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쇼 퍼레이드”…박상현, 무결점 라운드→2라운드 단독 선두 질주
경기장 초입에 번진 정적은 박상현의 스윙에서부터 서서히 풀려나갔다. 팬들의 숨죽인 응원 아래 박상현은 흔들림 없는 자세로 한 타 한 타에 집중했다. 두 달간 골프채를 내려놨던 시간의 훈련을 증명하듯, 박상현은 단 하나의 실수도 없이 7개의 버디로만 스코어카드를 채우며 2라운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29일 경기도 광주시 강남300 컨트리클럽에서 치러진 KPGA 투어 동아회원권그룹 오픈 2라운드에서 박상현은 7언더파 63타를 적어냈다. 전날의 성적까지 더해 중간 합계 13언더파 127타, 2라운드 리더보드를 확실히 장악했다. 그는 드라마틱한 장타나 과감한 아이언샷보다는 빈틈없는 경기운영과 집중력으로 단 한 번의 보기 없이 7개의 버디 퍼레이드를 펼쳤다.

이번 시즌 상반기 9개 대회에서 톱10 진입이 한 번도 없었고, 상금 랭킹 69위에 머물렀던 박상현은 군산CC 오픈 이후 2개월간 휴식을 가진 뒤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동아회원권그룹 오픈 개막 2주 전부터 연습을 재개, 스스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전혀 다른 경기력을 선보였다. 박상현은 자신감 어린 목소리로 “과감한 휴식 이후 연습에 집중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경쟁보다 페이스 유지에 더욱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박상현의 경기력을 가까이서 지켜본 이승택 역시 “박상현 선배를 보며 많은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박상현의 선두 질주에 맞서 박은신이 7언더파로 1타차 2위, 최찬과 조민규는 9언더파 131타로 공동 3위에 올라 치열한 선두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이동민은 7언더파 133타로 공동 9위, 김재호는 5언더파 135타로 공동 20위에 머물렀다. 반면 허인회는 중간합계 4오버파로 컷 탈락의 아쉬움을 삼켰다.
박상현은 이번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에서 2년 만에 통산 13승 달성을 정조준하고 있다. 3라운드에서는 선두권 박상현과 추격자 박은신, 그리고 공동 3위 그룹 간의 긴장감 어린 샷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홀로 긴 호흡을 가다듬는 박상현의 모습은 그 자체로 골프가 품는 고요한 긴장과 묵직한 울림을 전했다. 동아회원권그룹 오픈 3라운드는 관중의 집중과 응원이 더해진 가운데, 박상현이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