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최고점 경신”…윤서진, 은반 위 눈부신 도약→주니어 그랑프리 은메달 감동
숨죽인 빙판, 조명 아래 윤서진의 움직임에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음악이 울려 퍼지는 순간, 관중의 시선이 은반을 가로질렀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넬라 판타지아’에 맞춰 펼쳐진 완성도 높은 연기는 클라이맥스마다 깊은 몰입을 이끌며, 윤서진 특유의 힘과 섬세함이 조화를 이뤘다. 손끝에 머문 떨림과 도약의 여운, 메달을 향한 의지는 마지막까지 빙판 위에 선명하게 남았다.
윤서진은 7일 이탈리아 바레세 아친퀘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총점 183.97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술점수 65.20점, 예술점수 58.07점, 프리 스케이팅 총점 123.27점에 앞서 쇼트 프로그램 점수 60.70점을 더해, 주니어 개인 최고점을 무너뜨렸다. 1위에 오른 일본의 가나자와 스미카와는 단 1.80점 차이로 경쟁하며 접전의 무대를 완성했다.

36명 중 34번째 순서로 등장한 윤서진은 초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안정적으로 성공하며 수행점수도 1.35점을 추가했다. 트리플 루프,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 트리플 살코 등 난이도 높은 점프 과제들도 연속으로 실수 없이 매조지었다. 전반부를 마무리하는 플라잉 카멜 스핀(레벨4)에서는 흔들림 없이 자신만의 리듬과 예술성을 보여 관중의 박수를 받았다.
후반에서 가산점이 붙는 트리플 러츠-더블 악셀-더블 토루프 시퀀스도 성공시키며 이목을 끌었다. 이어진 단독 트리플 플립에서는 착지 불안을 보이며 언더로테이티드 판정을 받았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더블 악셀, 코레오시퀀스, 고난도 스핀 동작을 이어가며 연기를 완주했다. 은메달의 순간, 빙판 위에 머문 팬들의 응원은 더욱 뜨거웠다.
같은 대회에 출전한 고나연도 166.67점으로 7위에 입상하며 힘을 더했다. 윤서진은 올 시즌 첫 메달과 함께 개인 최고점을 수립해 남다른 의미를 남겼다. 점프와 스핀, 음악 해석력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무대는 관중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다.
시험과 도전, 꿈과 성장이 켜켜이 쌓인 윤서진의 은반, 이번 연기는 다시 한번 스포츠가 선사하는 아름다움과 희망의 힘을 확인하게 했다. 2025-2026 ISU 주니어 그랑프리 3차 은메달의 기록과 감동은 빙상 팬들의 가슴 속에 오래 남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