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스캠에 감금된 한국인 2명 구출”…조현 외교부 장관, 캄보디아 대응 강화 시사

온라인 스캠 범죄로 인한 한국인 감금 사건을 두고 외교부와 캄보디아 당국이 대응 방식과 책임을 놓고 맞붙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20일 취재진에게 “캄보디아 경찰이 한국인 10여 명을 추가로 체포하고, 감금됐던 2명을 구출했다”고 밝혔다. 최근 온라인을 통한 범죄 조직의 스캠과 연루된 한국인 피해가 급증하며 외교 당국과 현지 경찰의 협력이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캄보디아 당국의 현장 단속에서 온라인 스캠을 저지른 혐의로 한국인 10여 명이 붙잡혔다. 이와 동시에 감금 신고가 있었던 한국인 2명도 무사히 구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두 명의 피해자들은 빠른 시일 내에 귀국할 예정이다. 조현 장관은 “영사 인력을 40여 명 확대하고,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조기경보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의 사건 사후 파악 방식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피해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동향을 신속하게 감지하는 ‘적극적 대응’ 의지로 읽힌다.

이번 조치는 온라인 사기 조직 내 감금 및 폭행 등 범죄가 만연한 데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혼재돼 있는 구조적 특성에 대응하기 위해 이뤄졌다. 외교부는 전 세계 각국에서 발생한 온라인 스캠 범죄 연루 한국인에 대한 전수조사도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캄보디아와 같은 범죄 발생지가 많은 지역에는 순환식으로 인근 동남아 공관 영사 인력을 투입, 긴급상황 대응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정치권과 외교 전문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여론, 그리고 정부의 대응을 주목하고 있다. 한편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캄보디아 대사관에 있는 경비에 대해서도 교육을 다시 실시해 24시간 어떤 신고든 놓치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대사관 진입이 어렵거나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근처 게스트하우스를 임시 보호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도 시행됐다.

공적개발원조(ODA) 축소 연계 가능성에는 선을 그렸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ODA와 연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다만 현지 경찰 역량 강화 차원에서는 적극 활용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현지 대사관 인력의 사표, 부정적 언론 보도에 대한 우려 등 현지 분위기도 언급됐다. 캄보디아 당국 역시 “관광산업 붕괴 우려에 따라 한국 정부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은 온라인 스캠 관련 사건이 반복되는 현실에 대한 제도적 대응 강화, 해외 영사망 기능 확대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현 장관은 “캄보디아 정부와 적극 협의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재발 방지와 피해자 보호 대책을 강조했다. 정부는 향후 동남아 지역 내 한국인 안전망 강화를 위한 추가 대책 마련에도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