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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국제경제 논의 전면에 선다”…한국, 2026년 각료이사회 부의장국 선출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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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 현안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 속에서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의 핵심 논의 테이블로 한 발 더 들어섰다. 내년 열릴 각료이사회에서 한국이 부의장국 역할을 맡게 되면서 외교 무대에서 위상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외교부는 20일 한국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OECD 정례이사회에서 2026년도 OECD 각료이사회 MCM 부의장국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각료이사회는 38개 회원국의 각료급 인사가 참석하는 OECD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통상 연 1회 열리며 세계경제와 사회 흐름을 반영한 의제를 선정하고, 향후 1년간 OECD의 업무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부의장국 수임은 2026년 각료이사회 의장국인 핀란드의 적극적인 추천과 회원국 전체의 컨센서스를 통해 이뤄졌다. 이에 따라 한국은 핀란드, 부의장국으로 함께 선출된 뉴질랜드와 협력해 2026년 각료이사회 준비 과정 전반을 주도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의제 초안 마련 단계부터 참여해 국제경제 질서와 관련된 핵심 논점을 정리하고, 회의 운영 방향과 구조를 사전에 조율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주요국 장관들이 모이는 본회의뿐 아니라 세션 구성과 부대행사 기획 등에서도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 OECD 내 논의 지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렛대를 확보한 셈이다.

 

외교부는 이번 선출의 의미를 강조했다. 외교부는 “MCM 부의장국으로서 OECD 내 국제경제 현안 논의를 주도해 글로벌 책임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하고, 우리 관심사를 논의 의제에 반영하는 등 다자경제협의체에서의 국익중심 실용외교를 적극 전개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이 디지털 전환, 공급망 안정, 기후변화 대응, 포용 성장 등 분야에서 제도 경험과 정책 방향을 공유하면서 OECD 논의를 이끌 여지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한국은 OECD 회원국으로서 각종 위원회와 워킹그룹 활동에 참여해 왔지만, 각료이사회 부의장국 수임으로 역할과 책임이 한층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제경제 규범과 표준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산업 구조와 신흥국과의 가교 역할을 강조할 수 있는 공간도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과 외교가에선 2026년 각료이사회가 한국 외교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구체적인 의제 선정 과정에서 회원국 간 이해관계 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균형 잡힌 의제 구성과 협상력이 성패를 가를 변수라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핀란드, 뉴질랜드와의 실무 협의를 본격화해 2026년 각료이사회 구상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외교부는 각료이사회 준비 과정에서 관계 부처와 민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한국의 정책 경험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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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oec_dmcm#외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