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대규모 편입·애플 비중 축소”…버크셔해서웨이, 포트폴리오 전략 전환 주목
현지시각 14일, 미국(USA)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버크셔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이하 버크셔)가 알파벳(Alphabet) 주식 43억3천만 달러(약 6조3천억 원)어치를 보유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번 행보는 전통적 가치주 중심의 투자에서 기술주 비중을 높인 대규모 편입으로, 미국 금융시장을 넘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도 직접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변화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은 워런 버핏(Warren Buffett) 회장의 은퇴 시기 및 후계 구도와 맞물려 관심을 끈다.
버크셔는 지난 3분기 동안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지분을 대거 늘리며 투자 분야의 경계를 확장했다. 전통적으로 정보기술(IT)주 투자에 신중했던 워런 버핏 회장 체제에서는 이례적인 움직임이다. SEC에 제출된 최신 13F 보고서에 따르면, 버크셔는 9월 말 기준 알파벳 주식을 대규모로 편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변화는 과거 워런 버핏과 2023년 별세한 찰리 멍거(Charlie Munger) 부회장이 구글 투자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멍거 부회장은 2017년 주주총회에서 ‘기술주 최대 실수’로 구글 투자를 꼽은 바 있으며, 버핏 회장 역시 투자 기회 포착 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 일각에서는 이번 알파벳 매입이 당시 경험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된 전략적 전환임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이번 투자 결정에 대해 버크셔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토드 콤스(Todd Combs)와 테드 웨실러(Ted Weschler)가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관측했다. 두 매니저는 2019년 아마존(Amazon) 투자도 진두지휘한 바 있어, 버크셔 내 세대 교체 움직임을 시사한다.
반면 버크셔는 같은 기간 애플(Apple) 보유 지분을 15% 축소했다. 애플 지분가치는 607억 달러(약 88조 원)로 감소했으나, 여전히 전체 상장주 포트폴리오 내 최상위를 유지한다. 시장에서는 단기 수익 실현 및 투자 다변화 차원의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각국 투자자와 금융계는 이번 대형 기술주 편입 및 기존 대표주 비중 조절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국 투자업계 역시 “글로벌 증시 운용 전략의 기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분위기다. 뉴욕타임스는 “버크셔의 전략적 방향 전환이 대표 가치투자 기업의 세대 전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평했다.
버핏 회장은 2025년 말 은퇴를 공식화한 가운데, 후계자 그레그 에이블(Greg Abel) 부회장이 포트폴리오를 주도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버크셔의 기술주 투자 확대는 단순한 투자 다각화 차원을 넘어, 새 리더십 체제에서 전략 변화가 본격화될 징후”라고 본다.
이번 전략 전환을 계기로 버크셔가 향후 글로벌 주식시장 내 기술 섹터 비중을 확대할지, 미국 금융권과 국제 투자 환경에 어떤 파급 효과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