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XRP 매각 구조 더는 지속 불가”…미국 핀테크기업 Ripple, 새 수익 모델 전환 시도 주목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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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2월 13일, 미국(USA) 핀테크기업 리플(Ripple)이 자사 토큰 리플 XRP(엑스알피) 매각에 의존해 온 기존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 전환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번 조치는 암호화폐 및 글로벌 결제 시장 참여자들에게 XRP의 중장기 가치와 가격 변동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움직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XRP 판매 의존 모델을 둘러싼 내부 비판이 이어진 가운데, 스테이블코인과 결제 인프라를 축으로 한 새 수익원 창출 시도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이 쏠린다.

 

코인터크(cointurk)는 2025년 2월 13일자 기사에서 “Ripple Innovates to Reduce XRP Sale Dependency”라는 제목으로 Ripple의 수익 모델 전환 움직임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데이비드 슈워츠(David Schwartz)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가격이 하락할 때 XRP 매각 압력이 높아지는 구조는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고 지적하며, XRP 판매 비중을 줄이고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하는 방향이 회사 재무 안정성과 XRP 시장의 건전성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익 다변화가 “가격 급락기에 오히려 매도 압력을 키워 왔던 악순환을 끊는 수단”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Ripple 새 수익 모델 전환, 리플 XRP 의존도 축소 움직임
Ripple 새 수익 모델 전환, 리플 XRP 의존도 축소 움직임

Ripple은 오랜 기간 보유 중인 XRP를 단계적으로 매각해 운영 자금을 조달해 왔다. 매달 잠금 해제되는 XRP 물량이 인건비와 개발비, 인프라 비용 등에 투입되면서, 토큰의 시장 가격과 유동성이 곧 회사의 현금흐름과 직결되는 구조가 형성돼 왔다. 과거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 등 주요 매체는 “XRP 판매 없이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전문가 지적을 전한 바 있으며, 슈워츠 역시 과거 발언에서 회사 매출이 “거의 전적으로 XRP 판매에 의존해 왔다”고 시인했다. 이 같은 구조는 토큰 가치가 약세를 보일수록 더 많은 매각이 필요해지는 역설적 상황을 낳았고, 커뮤니티에서는 “프로젝트가 토큰 가격의 상승 여력을 스스로 갉아먹는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Ripple이 내놓은 해법은 제품과 서비스 기반의 수익 모델 강화다. 코인터크 보도에 따르면 Ripple은 최근 도입한 RLUSD 스테이블코인을 새로운 전략의 핵심 축으로 제시하고 있다. RLUSD는 달러 연동형 디지털 자산으로 설계돼 기업 간 국경 간 결제, 유동성 공급, 금융 인프라 서비스에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Ripple은 RLUSD 발행·운영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과 결제 네트워크 이용료 등을 통해 토큰 매각에 의존하지 않는 매출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결제 인프라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운용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시도”라는 평가와 함께, 미 증권당국과의 규제 갈등을 겪어온 Ripple이 상대적으로 규제 프레임이 명확한 스테이블코인 영역으로 발을 넓힌 것에 주목하고 있다.

 

RLUSD 중심 전략이 부각되자 XRP 역할 축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일부 비판론자들은 회사의 관심과 자원이 스테이블코인과 신규 서비스로 이동할 경우 XRP의 활용도와 시장에서의 가치 인식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과거부터 XRP를 장기 보유해 온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프로젝트의 핵심 가치 제안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존재한다. XRP가 유동성 브리지 자산으로서 글로벌 결제망의 핵심으로 자리 잡겠다는 초창기 서사와 달리, 수익 중심 축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동하면 토큰의 전략적 입지가 애매해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슈워츠는 이러한 비판에 선을 긋고 있다. 그는 새 수익원이 오히려 XRP 생태계의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XRP 매도 압력이 완화되면 단기 시세 부담이 줄어들고,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서둘러 처분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조성돼 장기 개발과 파트너십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수 있다는 논리다. 슈워츠는 수익원 다변화가 Ripple의 “운영 독립성과 시장 변동성 대응력을 강화하는 전략”이라며, XRP 생태계에 대한 회사의 장기적 커밋먼트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또 “가격에 의존하는 사업 모델보다, 실제 고객이 지불하는 서비스 이용료와 인프라 수수료에 기반한 매출이 회사와 커뮤니티 모두에 더 건강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국제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Ripple의 방향 전환을 놓고 평가가 엇갈린다. 미국(USA)과 유럽(Europe) 등 주요 규제 당국은 최근 스테이블코인과 토큰 증권에 대한 규제 틀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어, RLUSD 같은 상품이 규제의 명확성을 활용해 제도권 금융과의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한편으로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이미 테더(USDT), USD코인(USDC) 등 강력한 선두주자들이 자리 잡은 포화 상태여서, RLUSD가 큰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수익 모델 전환이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미국 금융당국과의 기존 분쟁 전력, 각국의 자본통제 및 송금규제 환경도 RLUSD 확산에 장애 요인으로 거론된다.

 

향후 Ripple 전략의 성패는 RLUSD를 포함한 신규 사업에서 실제 매출을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안정적으로 쌓아 올리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내 경쟁 구도, 주요국의 결제·자금세탁 규제, 글로벌 유동성 환경 변화는 Ripple의 구조 전환 속도와 효과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XRP 판매 압력이 완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와 달리, 수익원 전환이 단기적으로 XRP 수요를 위축시키거나 토큰 가격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전문가들은 Ripple이 토큰 매각을 줄이는 과정에서 투자자 신뢰와 규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번 수익 모델 전환이 향후 핀테크·디지털 자산 업계의 사업 구조 변화에 어떤 신호를 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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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pple#davidschwartz#rlus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