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완전관해 63·생존 40개월…이뮨온시아, ASH 임상 성과에 상한가 문턱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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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혈액학회 ASH 2025에서 공개된 면역항암제 임상 2상 결과가 글로벌 블록버스터급 효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코스닥 상장사 이뮨온시아 주가가 11일 장중 20를 웃도는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난치성 희귀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완전관해 63의 성과에 더해 40개월이 넘는 생존 기간 데이터까지 제시되며, 단기 차익 매매를 넘어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향후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협상은 물론 국내 바이오 투자 심리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11일 12시 10분 기준 이뮨온시아 주가는 전일 대비 2,450원(21.16) 오른 14,030원을 기록 중이다. 상한가 가격인 15,050원을 코앞에 두고 있어 상한가 안착 여부가 오후장 향방을 가를 분수령으로 거론된다. 지난달 11일 장중 5,280원까지 밀렸던 주가는 불과 한 달 만에 165 이상 치솟으며 수직 반등했다. 최근 5거래일 가운데 4거래일 상승하며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선을 상향 돌파하는 골든크로스를 완성했고, 1만 원대 안착 이후 숨 고를 틈 없이 직전 고점을 경신하며 사상 최고가 영역을 시도하는 국면이다.

[분석] 완전관해 63%의 기적… 이뮨온시아, 40개월 생존 데이터로 상한가 문턱
[분석] 완전관해 63%의 기적… 이뮨온시아, 40개월 생존 데이터로 상한가 문턱

주가 랠리의 중심에는 이뮨온시아 주력 파이프라인인 PD-L1 항체 신약 IMC-001(댄버스토투그)의 임상 데이터가 자리 잡고 있다. 재발성·불응성 NK/T세포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79, 완전관해(CR) 63이라는 공격적인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무진행생존기간(PFS) 29.4개월, 전체생존기간(OS) 40.2개월이라는 장기 생존 지표가 제시되면서, 기존 화학항암제 기반 표준 치료법 대비 우월한 효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ASH 2025 발표를 계기로 이뮨온시아가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수출(L/O)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는 인식이 강해지는 분위기다. 통상 희귀암 분야에서 이 정도 수준의 장기 생존 데이터는 드문 편이어서, 다국적 제약사의 병용요법 개발이나 지역별 라이선스 아웃 논의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성공적인 기술이전 계약이 체결될 경우, 현재 1조 원 초반대 수준인 기업 가치가 또 한 차례 재평가될 여지도 열려 있다고 본다.

 

수급 측면에서도 외국인 매수세가 랠리의 동력을 강화하고 있다. 11월 중순 1.7 수준이던 외국인 보유 비중은 주가가 저점을 다지던 11월 말부터 서서히 상승해 최근 2~3대를 오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11월 27일 72만 주 규모의 대량 순매수가 유입된 이후 추세 전환이 뚜렷해졌고, 11일 장중에도 키움증권·미래에셋증권 창구를 중심으로 개인 간 활발한 손바뀜이 이뤄지는 가운데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매수 주문이 하방을 받치고 있다. 거래량 회전율이 빠르게 높아지며 저가 매물이 상당 부분 소화되고 있어, 수급의 질이 과거 대비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뮨온시아 시가총액은 약 1조 400억 원으로 늘어나며 코스닥 시가총액 81위권 중형주로 올라섰다. 상장주식수 약 7,416만 주 가운데 유통 물량이 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고, 같은 바이오 대형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이 이날 1 미만의 보합권에 머무른 것과 비교하면 변동성이 훨씬 크다. 외국인 지분율은 약 1.96로 여전히 낮은 편에 속하지만, 추가 매집 여력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향후 수급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재무 구조는 전형적인 기술특례 상장 바이오텍의 면모를 보인다. 2024년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은 24억 원으로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이익 기반의 PER(주가수익비율)로는 적정 가치 산정이 어렵다. 그럼에도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약 43배에 달할 만큼 시장은 현재 장부가보다 미래 성장 잠재력에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다. 다만 부채비율은 34 수준으로 낮고, 당좌비율도 300를 웃돌아 단기 유동성 리스크는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당분간은 추가 차입 없이도 연구개발(R&D)을 지속할 여력이 있는 셈이다.

 

이뮨온시아는 IMC-001 외에도 CD47을 타깃으로 하는 차세대 면역항암제 IMC-002를 개발 중이다. 이 후보물질의 임상 1상 결과는 이미 국제 학술지에 게재돼 기초 데이터의 안전성과 효능 신호를 확인했다.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머크의 키트루다 이후 새로운 병용 조합과 타깃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 회사가 보유한 면역관문억제제 및 이중항체 기술은 향후 파이프라인 확장성과 플랫폼 가치 측면에서 긍정적 요인으로 거론된다. 유한양행 자회사라는 지배구조도 상업화 단계에서의 시너지와 신뢰도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종 업계 내에서 이뮨온시아는 매출·이익 성장보다는 임상 데이터에 기반한 성장성에 베팅하는 종목으로 분류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나 SK바이오팜이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과 흑자 기조를 바탕으로 완만한 우상향을 이어가는 것과 달리, 이뮨온시아 주가는 임상 결과 발표나 기술이전 소식 한 번에 기업 가치가 퀀텀 점프하는 높은 탄력성을 지닌 구조다. 현재 구간은 ASH를 통한 데이터 검증 이후 수급까지 붙은 상황이라 단기 기대 수익률이 대형주보다 높게 형성될 여지가 있지만, 반대로 조정 시 낙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단기 투자 전략 측면에서 시장은 15,000원대 상한가 안착 여부를 중요한 기술적 레벨로 보고 있다. 당일 상한가로 마감할 경우 다음 거래일 갭상승과 함께 신고가 랠리를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다만 한 달 새 160 이상 급등한 데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여서, 장중 12,000원선이 붕괴될 경우 단기 차익 실현 물량이 대거 출회될 수 있어 손절·비중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술이전 계약, 추가 적응증 확대, 후속 임상 설계 등 구체적인 사업 성과가 뒷받침돼야 현재 주가 수준이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오 종목 특성상 임상 관련 호재성 뉴스가 소멸하거나 후속 발표가 지연될 경우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모멘텀 플레이와 장기 성장성 투자를 명확히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 향후 국내외 임상 결과와 기술수출 협상 진척도에 따라 바이오 섹터 내 자금 이동 흐름이 다시 한 번 요동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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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뮨온시아#imc-001#면역항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