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버가 반도체 견인”…ICT 9월 수출 역대 최대치 경신
메모리 반도체 고정가격의 상승과 AI 서버 투자 확대가 9월 ICT(정보통신기술)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 최근 두 달 연속 반도체 수출 신기록이 이어지며, 9월 ICT 총수출액은 254억3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고부가 메모리와 디스플레이 등 핵심 품목의 선전이 ICT 산업의 전반적 회복 신호로 분석되며, 수출 지역 및 품목별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9월 ICT 산업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4% 성장한 254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가 21.9% 증가한 166억2000만 달러로 핵심 동력이 됐으며, 디스플레이 역시 19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1.3%)를 보였다. 통신장비 수출은 AI 기반 5G 네트워크와 전장용 수요 확대에 힘입어 38.3% 증가했다. 반면 휴대폰과 컴퓨터·주변기기 수출은 각각 10.7%, 10.1% 감소해 시장 내 냉온탕 양상을 보였다.

특히 반도체 부문의 견조한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고정가격이 상승했고, AI 서버용 고부가 메모리(DDR5, HBM 등)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두 달 연속 역대 최대 수출액이 경신됐다. 기존 메모리 중심 구조에서 AIㆍ데이터센터 특화 제품이 비중을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 요구에 빠르게 대응한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의 IT기기 적용 확대로 수출이 늘었고, 글로벌 스마트폰과 TV, 노트북 등 완제품 시장의 회복세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휴대폰 부품은 업체간 경쟁 격화로 부품 수출이 감소했다. 다만 완제품 수출 증가로 전체 낙폭은 제한적이었다. 컴퓨터·주변기기의 경우 데이터센터용 SSD 수요는 견조하나, 지난해 기저효과 탓에 감소세를 나타냈다. 한편, 네덜란드 등 일부 유럽 시장으로의 수출은 69.2% 증가하며 지역별 분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수출 증가세는 지역별로 중국, 대만, 베트남, 유럽연합, 인도, 일본 등 대부분 주요지역에서 확인된다. 특히 대만(53.5%↑), 베트남(20.8%↑), 인도(34.8%↑) 등 신흥 시장으로의 진출이 두드러졌다. 미국 지역만 4% 감소하며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수입 측면에서는 ICT 전체가 137억8000만 달러로 10.4% 증가했으나, 반도체 부품은 1.2% 감소해 수입구조 변화의 단초를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회복에 AI 서버 투자와 첨단 소재 수요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ICT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는 국내 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다만 품목·지역별 온도차와 시장 불확실성, 미중 기술 패권 경쟁 등 외부 변수도 유의미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ICT 수출 호조가 내수 생태계 및 제조공정 혁신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