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인권 인사 국회서 제동”…국가인권위원 선출안 두 차례 연속 부결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및 비상임위원 선출안을 두고 국회가 또다시 격돌했다. 27일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추천 후보자들의 선출안이 부결되며, 인권위원 인선 문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는 국민의힘이 추천한 이상현 숭실대학교 국제법무학과 교수와 우인식 변호사에 대한 선출안을 무기명 투표에 부쳤다. 그러나 투표 결과 두 안건 모두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이상현 교수 안건은 총 270표 중 찬성 99표, 반대 168표, 기권 3표에 그쳤고, 우인식 변호사 안건 역시 찬성 99표, 반대 166표, 기권 5표로 낙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론 없이 자율투표를 했다고 밝혔지만, 다수 의원이 반대표를 던지며 사실상 선출안에 제동을 걸었다. 민주당 서미화 의원은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추천한 후보가 반인권·반민주적인 내란 옹호 세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국가인권위원회를 인권의 가치를 훼손하는 인물로 채울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인사를 추천하는 것은 국회가 스스로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추천 후보자에 대해 논란이 잇달았다. 이상현 교수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를 밝힌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 소속이었으며, 보수 성향 기독교단체인 ‘복음법률가회’ 실행위원으로도 참여했다. 우인식 변호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안 기각을 주장했을 뿐 아니라, 이광우 전 대통령경호처 경호본부장과 전광훈 목사의 변호를 맡은 경력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달에도 지영준·박형명 변호사를 인권위원 후보로 추천했지만, 차별금지법 반대 및 탄핵 반대 시위 참여 이력으로 비판을 받자 추천을 철회한 바 있다. 잇따른 후보 논란에 여야 간 이견은 더욱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두 차례 연속 부결 사태로 여야의 인권위원 구성 논의는 난항을 겪게 됐다.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반인권적 인사 추천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국민의힘 추천 후보자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국은 여야의 강대강 대치를 예고하는 가운데, 향후 인권위원 인선 방향과 기준을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