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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당호 위를 걷는 시간”…예산의 가을, 역사와 정취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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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당호 위를 걷는 시간”…예산의 가을, 역사와 정취가 만난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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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고르는 기준이 달라졌다. 이제는 북적임 대신, 자연과 역사를 음미할 수 있는 평화로운 장소가 각광받고 있다. 예산군의 가을이 그 대표적인 예다. 맑은 공기 아래 펼쳐진 예당호와 고즈넉한 사찰, 그리고 조용한 고택에서 머무는 하루는 사소하지만 특별한 반전의 감동을 선사한다.

 

요즘은 예산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SNS에서는 예당호 출렁다리 위에서 찍은 인증샷이 줄을 잇고, 산책로를 거니는 후기와 수덕사 경내에서 느꼈던 고요함을 나누는 글도 쉽게 접할 수 있다. 해 질 녘, 호수에 붉은 노을이 번지는 순간을 포착한 사진에 “이곳에서 잠시 멈추고 싶다”는 댓글도 자주 달린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예산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예산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 최신 집계에 따르면 충남 예산군의 주요 관광지 방문객이 올가을 들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 이상 증가했다. 출렁다리 주변에는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고, 수덕사 대웅전 앞에서는 노란 은행나무 아래 차분히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각양각색이다.

 

지역 문화 해설사는 “예산의 매력은 조용한 자연 속에서 역사와 사람이 어우러진다는 데 있다”며, “탁 트인 예당호의 개방감, 천년 고찰 수덕사의 평온함, 그리고 추사 고택의 한적함까지 삼박자를 모두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는 “걷는 속도와 마음의 속도를 천천히 맞추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만한 여행지도 없다”고 덧붙였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지역 커뮤니티에는 “예산은 바쁜 일상에 쉼표를 찍어주는 곳”, “아이와 함께 역사 공부도 하고 산책도 할 수 있어 좋았다” 등 일상 회복에 머무는 여행지가 된 예산의 인기가 실감된다. 한 방문객은 “수덕사 경내를 걷다 보면 마음이 맑아져 온다”고 고백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예산에서의 가을 하루는 단지 짧은 여행이 아니라, 잊고 있던 나만의 리듬을 회복하는 시간이다.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예산에서는 모든 순간이 풍경이 되고, 나만의 속도로 천천히 머무를 수 있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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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군#예당호#수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