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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9인 완벽 계투”…캔자스시티, 연장 끝 끝내기→애틀랜타전 진기록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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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9인 완벽 계투”…캔자스시티, 연장 끝 끝내기→애틀랜타전 진기록 수립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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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조차 잠시 멎었던 연장 10회, 투수진은 절로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각자의 이닝을 책임진 불펜 투수 9명이 보내는 공 한 구, 한 구마다 구장의 숨소리마저 멈춘 듯했다. 캔자스시티 로열스 벤치는 최후의 끝내기 한 방 전까지 매 이닝 숨죽인 결의를 이어갔다.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31일 미주리주 카우프먼스타디움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연장 혈투 끝에 1-0, 짜릿한 승리를 기록했다. 1~10회 동안 캔자스시티는 선발 앙헬 세르파를 시작으로 조너선 보우런, 샘 롱을 비롯한 9명의 불펜진이 차례로 마운드를 채웠고, 각각의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며 팀 완봉의 새 기록을 합작했다.

“불펜 9인 합작 완봉승”…캔자스시티, 연장 끝 애틀랜타 제압하며 진기록 / 연합뉴스
“불펜 9인 합작 완봉승”…캔자스시티, 연장 끝 애틀랜타 제압하며 진기록 / 연합뉴스

이번 경기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2016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이후 다시 쓰인 최다 불펜 합작 완봉 기록이다. 세르파가 1이닝을 막고 물러난 뒤, 2회에는 조너선 보우런이 2이닝 무실점으로 분위기를 이끌었고, 4회부터 샘 롱 등 총 7명이 1이닝씩 번갈아 등판하며 상대 타선을 봉쇄했다. 연장 10회초 무사 2루의 위기에서는 샘 롱이 안타를 허용하며 1, 3루가 됐으나 곧바로 2타자 연속 삼진, 마지막 타자를 잡아내며 현장의 적막을 환호로 바꿨다.

 

이어진 10회말, 캔자스시티의 베테랑 살바도르 페레스가 끝내기 우전안타를 터뜨려 팀에 값진 결승점을 선사했다. 이날 맷 쿼트라로 감독은 “불펜 9명이 합작해 이뤄낸 승리가 믿기지 않는다. 며칠간 힘든 여건이었는데 오늘 다시 한 번 불펜진의 가치를 확인했다”고 평했다.

 

이 승리로 캔자스시티는 선발진 전력 누수에도 꿋꿋한 불펜의 뒷심을 증명하며 반등의 전환점을 맞게 됐다. 투구 하나마다 집중과 헌신이 엿보였던 밤, 선수단과 팬 모두에게 오래 남을 장면이 됐다.

 

불안한 선발진을 녹여낸 투수 9인의 시간, 그리고 끝내기 순간의 환희는 야구가 가진 예측 불가능함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다음 경기에선 캔자스시티의 이번 완봉승 효과가 리그 순위와 분위기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기대를 모은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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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자스시티로열스#애틀랜타브레이브스#살바도르페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