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로 생명 나눈다”…안랩, 30주년 기념 사회공헌 행보
국내 보안기업 안랩이 창립 30주년을 맞아 사내에서 연중 진행한 생명 나눔 헌혈 캠페인을 마무리하며 사회공헌을 강화하고 있다. 디지털 보안 전문 기업이지만, 임직원 참여형 헌혈 프로그램을 통해 보건 의료 현장의 혈액 수급에 기여하면서 정보보호를 넘어 생명 보호로 책임 영역을 넓혀가는 행보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장기 불황과 인력 유출 등으로 조직 분위기 관리가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IT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전략이 복지와 의료 지원 같은 사회 가치 창출로 확장되는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안랩은 올해 창립 30주년을 계기로 1년 동안 헌혈과 헌혈증서 기증을 합산해 300개를 달성하는 생명 나눔 헌혈 300 캠페인을 전개했다. 회사는 분기별 사내 헌혈 행사를 기획해 임직원 참여를 독려했고, 그 결과 총 301건의 헌혈 및 헌혈증서 기증 실적을 기록하며 목표를 넘어섰다고 25일 밝혔다. 혈액팩 기준 정량 헌혈 외에도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헌혈증서를 합산해 실적을 집계하는 방식으로 참여 폭을 넓혔다.

이번 캠페인의 핵심은 접근성을 높인 사내 기반 헌혈 인프라와 자발적 기부 구조다. 분기별 행사 기간에는 회사 사옥에 헌혈버스를 배치해 근무시간 중에도 임직원이 편리하게 헌혈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에서 헌혈을 완료한 직원은 즉시 발급받은 헌혈증서를 기부했고, 일정이나 건강 상태 등으로 현장 참여가 어려운 직원은 본인이나 가족이 과거에 받은 헌혈증서를 기증하는 방식으로 동참했다. 이를 통해 참여 방식은 다양해졌고, 직접 헌혈이 어려운 인원도 사회공헌 활동에 연결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기증된 헌혈증서는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전달될 예정이다. 백혈병과 소아암 환자 치료 과정에서는 수혈과 혈액제제 사용이 빈번한 만큼, 헌혈증서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실질적 치료 비용 완화 효과를 가져오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IT 기업이 축적한 헌혈증서를 특정 환아 지원 단체에 집중 기부하는 방식은, 의료 현장의 혈액 수급 안정과 취약 계층 의료 접근성 개선에 기여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국내 IT 업계에서는 최근 ESG 경영과 함께 보건 의료 분야를 겨냥한 사회공헌 활동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헌혈 캠페인, 장애 아동 재활 의료비 지원, 디지털 의료 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으며, 특히 임직원 참여형 프로젝트는 조직 문화 강화와 인재 유지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랩의 이번 헌혈 300 캠페인도 정보보안이라는 본업과 별개로 사회 안전망을 보완하는 활동으로 평가되면서 기업 이미지 제고와 구성원 몰입도 제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혈액 수급 불균형과 특정 질환군에 대한 지원 편차가 존재해,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장기적인 파트너십과 정례화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IT 기업의 경우 재택근무와 유연근무가 보편화되면서 물리적으로 분산된 인력을 어떻게 공익 캠페인에 참여시키느냐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헌혈증서 기부처럼 비대면과 대면 참여를 병행하는 구조가 향후 다른 의료 지원 캠페인에도 응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보건의료 및 CSR 전문가들은 정보보호 기업이 생명 보호 활동에 나서는 상징성에 주목하면서도, 향후에는 헬스케어 데이터 보호, 병원 사이버 보안 강화 등 본업과 연계된 사회공헌 모델이 병행될 경우 산업 전반에 파급력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계는 안랩의 이번 헌혈 캠페인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IT 기업 전반으로 확산돼 실제 의료 현장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