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덴서 필름주 29 상한가…성문전자, 현대차 미국 호실적 기대에 급등
성문전자가 현대자동차의 미국 시장 판매 호조 전망과 투자 확대 기대에 힘입어 상한가로 직행했다. 30일 정규장 개장과 동시에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자, 전기차 필수 소재인 콘덴서 필름을 둘러싼 낙수효과에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출 비중이 절대적인 사업 구조와 고환율 환경이 맞물려 실적 레버리지 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더해지며 추가 재평가 가능성에도 시선이 쏠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0일 오후 12시 38분 기준 성문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9.97 오른 1,518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1,100원대 박스권에서 횡보하던 주가는 이날 갭 상승과 함께 직전 고점을 단숨에 돌파했다. 지난주 하루 평균 50만 주 안팎에 그쳤던 거래량은 이날 장중 575만 주를 넘어서며 전일 대비 10배 이상 급증했다. 시장에서는 악성 매물이 상당 부분 소화된 가운데 추세가 완전히 상방으로 전환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기술적 흐름도 단기 강세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1,100원 중반대에 형성돼 있던 저항 구간을 시가부터 갭을 내며 돌파했고, 2주가량 이어진 거래량 감소 구간은 결과적으로 매집을 위한 기간 조정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상한가 안착으로 향후 추가 신고가 영역 진입을 노릴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가 급등의 직접적인 촉매는 현대차 그룹의 북미 시장 성과와 투자 계획이다.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3년 연속 최다 판매가 기대되는 가운데 현지 생산과 인프라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히면서, 2차·3차 벤더에 속하는 전장 소재·부품사 전반에 훈풍이 번지는 양상이다. 성문전자의 주력 제품인 금속증착필름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의 전력 효율을 제어하는 콘덴서 핵심 소재로, 차량 전장화 흐름이 가속될수록 구조적인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품목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눈에 띈다. 지난 29일 외국인은 성문전자 주식 7만6,000여 주를 순매수하며 상승 초입의 불씨를 댕겼다. 시가총액이 약 340억 원 수준에 그치는 소형주인 만큼 적은 매수에도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스몰캡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빠른 단기 수익을 노리는 단기 성향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변동성이 키워지는 모습이다.
기업 펀더멘털에서는 수출 비중과 환율 효과에 시선이 모인다. 2024년 기준 제품별 매출유형을 보면 주력인 AL증착 필름의 수출 비중이 100에 이른다. 내수 수요에 의존하지 않고 글로벌 공급망에 깊이 편입된 구조라는 점에서, 원화 약세에 따른 환차익과 마진 개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현재 원 달러 환율이 1,433원 안팎의 고환율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성문전자의 이익 체력이 한 단계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적과 재무지표도 턴어라운드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23년 약 5억 원 수준에 머물렀던 영업이익은 2024년 11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며 체질 개선 흐름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현재 주가순자산비율은 0.55배 수준으로, 장부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절대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경우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다는 평가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다만 시장에서는 현대차 호재에 동반된 테마성 급등인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한다. 이번 랠리는 현대차의 북미 호실적과 투자 확대라는 외부 모멘텀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고, 성문전자 자체의 대규모 수주 공시나 구체적인 신규 공급계약 발표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 특성상 상한가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질 경우 주가 등락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출 실적으로 검증된 기술력과 낮은 PBR 수준은 분명한 투자 매력이지만 단기간 급등으로 피로감이 누적될 수 있는 구간에 진입했다며 현대차 효과가 실제 성문전자의 수주 잔고와 이익 성장으로 이어지는지 향후 분기 보고서를 통해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환율과 전장화 수요 확대라는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경우 중장기 성장 스토리가 살아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는 향후 미국 완성차 수요 흐름과 환율, 전기차 보급 속도 등에 따라 전장 부품주 전반의 밸류에이션이 다시 조정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내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략과 국내 중소 전장업체들의 수주 공시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