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사신 행렬 따라 걷는다”…연수 능허대 문화축제 속 현재와 과거의 만남

요즘 축제장에는 가족, 연인,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역사의 시간 속을 걷는다. 과거의 상징이던 사신 행렬이 이제 누구나 함께 누릴 수 있는 오늘의 경험이 됐다.

연수구 센트럴로 일대에서 열린 연수 능허대 문화축제는 지역민과 방문객 모두를 한자리에 모았다. 백제 사신들이 능허대를 떠나는 모습을 화려하게 재현한 백제사신 퍼레이드는 길거리마다 큰 박수를 받으며,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의 마음에 특별한 흔적을 남겼다. 가족이 손을 맞잡고 전통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가까운 이웃끼리 먹거리 부스에서 웃음을 나누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런 변화는 주민 참여와 연계 행사에서도 드러난다. 지역 유대를 그려낸 구민의 날 기념식, 우리 센터 자랑 경연대회, 한마음 체육대회까지 연수구를 오랫동안 지켜온 다양한 세대가 한데 어우러졌다. 밤이 깊어지자 인기 가수 무대와 불꽃놀이까지 이어지며, 축제의 절정이 성큼 찾아왔다.

전문가들은 이런 문화축제가 일상과 역사, 공동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라고 표현한다. “지역 축제는 과거의 유산을 오늘의 언어와 방식으로 새롭게 풀어주는 공간이다. 지역민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경험이 남는다”고 한 지역 문화 담당자는 말했다.

SNS와 커뮤니티에는 “아이와 함께 행렬을 걸으니 진짜 역사 속 사신이 된 듯했다”, “부스 음식도 맛있고, 오랜만에 동네 친구들과 한바탕 어울렸다”는 듯 축제 참여 소감이 잇따랐다. 축제의 풍경 안엔 세대와 삶, 일상이 뒤섞이며 서로 다른 시간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연수 능허대 문화축제는 단순한 지역 행사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 위에 과거와 오늘을 겹쳐 올리는 큰 잔치로 남는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