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중심경영 5연속”…동아에스티, 제약 CS 표준 노린다
소비자중심경영이 제약 산업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동아에스티가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소비자중심경영 인증을 다섯 차례 연속으로 획득하며, 의약품 품질과 서비스 전 과정에 고객 관점을 심는 경영 모델을 강화했다. 전문의약품 중심 비즈니스 특성상 환자와 의료진의 신뢰가 매출과 브랜드 가치를 좌우하는 만큼, 고객 데이터와 민원 대응 체계를 정교하게 설계한 점이 향후 디지털 헬스케어와 IT 기반 서비스 확장에서도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증이 국내 제약사의 소비자 보호와 CS 경쟁이 한 단계 고도화되는 분기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동아에스티는 14일 소비자중심경영 인증을 5회 연속으로 획득했다고 밝혔다. CCM은 기업의 전사적 활동이 소비자 관점에서 설계되고 운영되는지를 한국소비자원이 심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부여하는 국가 공인 제도다. 제품 기획과 생산, 유통, 마케팅,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에서 소비자 권익 보호와 불만 처리 체계, 재발 방지 프로세스 등을 종합 평가한다.

동아에스티는 2017년 전문의약품 전문기업 가운데 최초로 CCM 인증을 취득한 이후, 주기적인 재평가를 모두 통과하며 인증을 유지해 왔다. 이번 갱신으로 인증 기간은 2026년까지 연장됐고, 제약사 중에서도 장기간 일관된 소비자 중심 경영 체계를 인정받은 사례로 자리 잡았다. 특히 고위험 의약품을 다루는 특성상 안전성과 정보 제공의 정확도가 핵심인데, 이 영역에서 체계적인 경영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기술적 관점에서 보면 동아에스티가 강조하는 VOC 관리 체계는 제약사의 데이터 기반 품질관리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 VOC는 고객의 소리 데이터를 수집해 민원 유형, 제품 품질 관련 지적, 복약 지도와 연관된 문의 패턴 등을 구조화하는 시스템이다. 회사는 다빈도 질문과 제품 관련 학술 자료, 주요 이슈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의료진과 환자에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동일 유형의 민원이 반복될 경우 제품 개선이나 라벨링 보완, 복약 안내 콘텐츠 개편 등으로 즉시 연결하는 피드백 루프를 구현한 셈이다.
특히 민원 접수 시 유관 부서에 자동 공유되는 프로세스가 도입돼 전사적인 제품 품질 개선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된 점이 눈에 띈다. 제조, 품질관리, 약무, 마케팅 부서가 같은 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품질 이슈가 단일 고객 응대 차원을 넘어 생산 공정 개선이나 공급망 조정으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다. 이는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강조되는 품질경영 시스템과도 맞물린다. 시판 후 안전성 정보와 고객 불만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할수록 규제 리스크를 줄이고, 임상 및 실사용 데이터와 결합한 후속 연구에도 활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조직 측면에서는 지속가능경영실장이 최고고객책임자를 겸직하는 구조를 통해 ESG 경영과 소비자 중심 경영을 연계하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를 포괄하는 지속가능경영 프레임에 소비자 신뢰를 핵심 축으로 포함한 셈이다. 임직원 대상 CCM 역량 강화 프로그램도 운영해 고객 응대, 약물 정보 제공, 개인정보 보호 등 실무에서 필요한 역량을 내재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교육과정은 향후 원격의료,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등 IT 기반 채널 확장 시에도 표준 운영 매뉴얼로 확장될 여지가 있다.
동아에스티는 대표이사가 직접 소비자중심경영을 강조하며 현장 중심 CS 정책을 펼치고 있다. 찾아가는 CS 제도를 통해 의료기관, 약국, 도매상 등 현장을 직접 방문해 요구사항을 수집하고 불편 사항을 긴밀히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다. 제약산업 특성상 최종 소비자인 환자뿐 아니라 복약을 안내하는 의료진과 약사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B2B와 B2C를 아우르는 다층적 고객 접점 관리 전략으로 해석된다.
국내외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디지털 전환과 함께 고객 데이터 관리, 투명한 정보 제공, 약물 안전 모니터링 역량이 경쟁력의 핵심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에서는 약물 부작용 신고 시스템과 전자 건강기록을 연계해 환자 경험을 관리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스마트 병원 프로젝트 등이 확산되면서 제약사가 축적한 VOC와 품질 데이터를 의료 데이터 생태계와 어떻게 연동할지에 대한 논의가 가속화되는 흐름이다.
다만 소비자중심경영이 단순한 인증 취득에 그치지 않고, 실제 서비스 설계와 의사결정 구조에 얼마나 깊이 반영되느냐가 관건으로 지적된다. 개인정보 보호와 약물 정보 제공의 균형, 민원 데이터의 2차 활용 범위, AI 기반 상담 시스템 도입 시 책임 소재 등도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정거래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규제 기관이 관련 가이드라인을 정교하게 정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소비자중심경영 5회 연속 인증은 전 임직원이 소비자의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소비자 관점에서 사고하고 행동해 온 노력이 인정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고객의 목소리를 경영 전반에 적극 반영해 지속적으로 신뢰받을 수 있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소비자중심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동아에스티의 행보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전반의 소비자 보호 수준을 끌어올리고, 디지털 기반 CS 혁신 경쟁을 촉발할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