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개입 주장은 오버”…이규연, 이재명 이학재 질타 논란 진화 나섰다
정치권의 공방이 격화되는 가운데 대통령실 홍보 라인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질타와 ‘환단고기·환빠’ 발언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 대통령실이 선거개입 의혹과 역사관 논란을 동시에 차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15일 서울에서 진행된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학재 사장을 강하게 질책한 배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잘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잘하라고 얘기를 한 것이지,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정치적 의도성을 부정했다.

이 수석은 인천국제공항의 보안 시스템을 사례로 언급했다. 그는 “엑스레이 검색대 등을 공항이 관리하는데, 이 사장이 마치 이와 관련된 일에 대해 자신의 업무가 아닌 것처럼 얘기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질타가 기관장 책임 회피에 대한 질서 바로잡기 차원이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야권 일각에서 이학재 사장의 인천시장 출마 가능성과 연계해 이 대통령의 발언을 선거개입이라고 비판하는 데 대해서는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이 수석은 “오버를 해도 한참 오버를 하는 것”이라고 표현하며, 인천 지방정치와의 관련성을 선을 그었다.
또한 이 수석은 이학재 사장이 업무보고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번 일로 온 세상에 책갈피에 달러를 숨기면 검색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져 걱정스럽다”는 글을 남긴 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그때는 얘기를 하지 않고 뒤에서 SNS에 글을 쓰는 게 공직자로서 맞는 일인가”라고 지적하며, 공직자로서 책임 있는 소통 태도를 요구했다. 이어 추가로 대통령이 별도 언급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고 답해 논쟁을 키울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업무보고 과정에서 불거진 ‘환단고기’ 관련 논란에 대한 해명도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업무보고에서 “역사교육과 관련해 환빠 논쟁이 있지 않나”라며 “환단고기를 주장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을 보고 비하해서 환빠라고 부르지 않느냐”고 말해 고대사 인식 논쟁에 불을 붙였다.
이에 대해 이 수석은 “환빠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대통령이 환단고기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거나 힘을 실은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특히 “환단고기가 옳은 학설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런 표현을 썼겠느냐”고 반문하며, 대통령 발언이 특정 역사서를 지지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거리두기 성격이 강하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발언 취지를 “고대사에 대해 연구가 적으니 그런 부분에 관심을 가지라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정리했다. 고대사 연구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환단고기와 환빠 논쟁을 예로 들었을 뿐, 특정 사서에 학문적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의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정국의 또 다른 쟁점인 통일교와 정치권 유착 의혹에 대한 특검 요구에 대해서도 대통령실 입장을 밝혔다. 야권은 관련 의혹 규명을 위해 특별검사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수석은 “대통령실은 아직 그 문제를 검토한 적이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경찰의 수사 상황을 봐야 할 것 같고, 여야 간 협의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해, 수사 경과와 정치권 논의를 지켜본 뒤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여권 내부에서 제기되는 2차 종합특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도 이 수석은 즉답을 피했다. 그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만 언급하며 구체적 견해 표명을 자제했다. 사안의 성격과 정치적 파장을 감안해 대통령실이 직접적인 방향 제시에는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를 드러낸 셈이다.
이날 발언들로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 발언을 둘러싼 야권의 선거개입·역사관 논란을 조기에 통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야권이 통일교 의혹 특검을 고리로 공세를 이어가고 있어, 국회와 정부 간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치권은 향후 경찰 수사 결과와 여야 협상 경과를 지켜보며 특검 도입 여부와 추가 입법 논의를 둘러싸고 또 한 차례 격돌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