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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디지털ID로 학습증명…라온시큐어 유비온, 에듀테크 신뢰도 높인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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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신원 인증 기술이 에듀테크 플랫폼과 결합하며 온라인 교육 산업의 신뢰도 판을 바꾸고 있다. 교육 과정과 평가, 자격 취득 정보가 디지털로 전환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위변조 방지와 글로벌 공인성을 확보한 전자 자격증명 인프라가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학습 이력·자격 증명을 둘러싼 에듀테크 플랫폼 간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라온시큐어는 교육 분야 인공지능 전문 기업 유비온과 대학 공동사업 및 디지털 교육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양사는 라온시큐어의 블록체인 기반 신원 자격 발급·검증 플랫폼 옴니원 디지털ID와 국제 표준 디지털 배지 플랫폼 옴니원 배지를 유비온의 통합 학습관리 솔루션 코스모스LXP에 결합해 디지털 교육 인증과 학습 성과 증명, 데이터 활용 체계를 공동 구축할 계획이다.

옴니원 디지털ID는 분산원장 구조의 블록체인을 활용해 학습자 신원 정보와 자격 증명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고, 위·변조 여부를 검증하는 플랫폼이다. 서버 한 곳에만 정보를 저장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여러 노드에 동일한 기록을 남겨 조작 시도 시 즉시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구조를 채택했다. 옴니원 배지는 교육 과정 이수, 수료, 자격 취득 내용을 국제 표준 디지털 배지 형태로 발급하는 서비스로, 메타데이터에 교육 기관, 과정명, 평가 기준 등을 담아 학습 성과를 기계 판독 가능한 형태로 남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유비온의 코스모스LXP는 인공지능 기반 맞춤형 학습 추천과 콘텐츠 관리 기능을 갖춘 통합 학습 경험 플랫폼으로, 대학과 기업 등 160여개 기관에서 사용 중이다. 이번 연동을 통해 학습자는 코스모스LXP에서 이수한 과목과 직무 교육 성과를 옴니원 디지털ID와 배지 형태로 직접 발급받고, 취업 지원이나 경력 개발 플랫폼, 타 교육기관에 제출하는 방식의 활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기술 결합은 기존 에듀테크 시스템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돼 온 성적표·수료증 위조, 기관 간 학습 이력 연계 부재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블록체인 기반 검증 체계가 도입될 경우, 기업 인사담당자나 대학 입학처는 별도 서류 확인 절차 없이도 학습자의 디지털 배지와 자격 정보를 바로 검증할 수 있어 행정 효율이 높아질 수 있다. 학습자 입장에서는 여러 플랫폼과 기관에 분산된 교육 이력을 한 번에 모아 관리하는 ‘평생 학습 포트폴리오’ 구현에 한 걸음 다가서는 셈이다.

 

라온시큐어는 이미 서울대, 중앙대, 건국대, 서울여대 등 주요 대학에 옴니원 배지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으며, 교육 기관을 대상으로 옴니원 디지털ID를 활용한 신원 증명·발급 사업도 확대 중이다. 여기에 유비온의 대규모 고객 풀과 AI 기반 학습 분석 기술이 더해지면서, 신원 인증 중심 기업과 교육 콘텐츠·플랫폼 기업 간 융합 모델이 본격화되는 구조다.

 

글로벌 시장 경쟁 구도에서도 디지털 자격증명은 주요 화두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대학과 기업이 협업해 블록체인 기반 학위·수료증 발급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대형 에듀테크 기업들은 국제 표준 디지털 배지를 중심으로 수강 이력을 통합 관리하는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라온시큐어와 유비온의 협력은 국내에서도 교육 신원 인증과 학습 데이터 활용 영역에서 글로벌 수준의 레퍼런스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양사는 특히 글로벌 교육 시장을 겨냥한 확장 전략을 함께 검토한다. 유비온은 아시아,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국가 외국인 유학생 대상 교육 사업 등 다양한 해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라온시큐어는 여기에서 발생하는 학습 이력과 자격 정보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제안해, 국경을 넘는 학위·수료 인정과 온라인 자격 검증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국가별 개인정보 보호 규제와 자격 인정 제도가 상이한 만큼, 데이터 저장 위치와 활용 범위를 둘러싼 법·제도 검토가 필수 과제가 될 전망이다.

 

유비온은 공공기관과 기업, 대학 등을 대상으로 교육 AI와 학습 플랫폼을 공급하는 코스닥 상장사로, 코스모스LXP에 AI 추천·분석 기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반 인증 레이어가 더해지면, 학습 콘텐츠 추천부터 이수 인증, 경력 연결까지 이어지는 일종의 통합 교육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여지도 생긴다.

 

라온시큐어는 디지털 교육 사업 확장 축으로 자회사 라온메타의 메타버스 기반 실습 플랫폼 메타데미도 활용하기로 했다. 메타데미는 IT 실습, 드론 조종, 지게차 훈련 등 직무 실습 콘텐츠를 3차원 가상 환경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다. 라온시큐어와 유비온은 메타데미의 실습 콘텐츠를 유비온 교육 과정과 연계해, 가상 실습 이력과 실무 역량을 블록체인 기반 자격 증명으로 남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향후 산업안전, 물류, 제조 등 직무 교육 분야에서 가상 실습 이력과 자격 정보를 함께 요구하는 형태의 채용·인증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원석 라온시큐어 부사장은 디지털 교육 환경이 일상화된 가운데 교육생의 성과와 자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검증할 수 있는 신뢰도 높은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듀테크 산업을 선도하는 유비온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블록체인 기반 신원 인증 및 자격 증명 사업의 교육 분야 내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표준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학습 데이터와 자격 증명 인프라를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에듀테크 플랫폼의 영향력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교육 생태계가 빠르게 커지는 만큼, 산업계는 블록체인과 AI를 결합한 신원 인증 기술이 실제 교육 현장과 글로벌 자격 검증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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