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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피어내는 맑은 시간”…서울마포, 사유와 예술이 만나는 3일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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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책을 손에 쥐고 천천히 사유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독서가 고요한 취향의 영역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문학과 예술이 일상으로 다가와 누구나 어울릴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고 있다.

 

서울마포에서 열리는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이 그 대표적인 순간이다. 혼잡한 도심 한가운데서, 작가와 시민, 예술가가 한데 모여 현실을 돌보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평화로운 여정이 시작된다. 이미 SNS에는 페스티벌 방문 인증 사진과 감상평이 이어지고, 동네 서점과 시민들이 북적이는 모습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책이 빚는 사유부터 예술 협업까지…‘서울와우북페스티벌’ 서울마포서 열린다
책이 빚는 사유부터 예술 협업까지…‘서울와우북페스티벌’ 서울마포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매년 가을마다 열리는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은 올해로 21회째를 맞는다. 2025년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 일대에서 “그리고, 맑음”이라는 주제로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한 강연, 포럼, 작가와의 대화, 실험적 예술 협업 무대를 마련한다. 이 기간 동안 서울마포는 평소와 달리 국내외 문학인, 예술가, 책을 사랑하는 이들로 가득 차며, 부대행사로 열린 도서전과 예술마켓에서는 사람들의 대화와 교류가 끊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문학과 예술이 지쳐가는 일상 속 작은 쉼표가 돼 준다”고 해석한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한 독립서점 운영자는 “책을 읽거나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일이, 이제는 나와 세상을 새롭게 연결하는 기회가 됐다”고 표현했다. 축제를 찾은 지역 예술가는 “여러 세대와 직업, 각기 다른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위로받는 시간이 된다”고 느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작가와 직접 대화하는 경험이 새로웠다’ ‘예술 공연에 울컥했다’ 등, 많은 시민들이 문학과 예술이 일으키는 감정의 파동을 공감한다. 서점을 처음 방문한 20대부터, 오랜 시간 동네에서 활동한 50대 예술가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모여 ‘함께 읽고 듣는 기쁨’을 나누고 있다.

 

책과 예술, 그리고 사람이 만나 이루는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의 하루는 사실 거창하지 않다. 익숙한 거리를 걷다가, 문득 마음이 움직이는 대화나 작품 앞에 멈춰서게 되는 것. 그 안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소박한 위로와 회복의 순간이 스며든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사람과 책과 예술이 만나는 이 축제의 시간은 결국 누구나 겪고 싶은, ‘나의 이야기’일지 모른다.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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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우북페스티벌#서울마포#문학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