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특검, 김건희 자택서 디올 명품 등 압수
대통령실 관저 이전 공사를 둘러싼 특혜 의혹과 김건희 자택 압수수색을 두고 정국이 또 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6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크리스챤 디올 브랜드 명품 재킷 16벌과 허리띠 7개, 팔찌 1개 등 20여 점을 압수한 사실이 7일 법조계와 정치권을 통해 전해졌다. 지난 2022년 관저 공사 수주를 둘러싼 업체와의 유착·금품 수수 의혹이 구체적 압수품 확보로 수사 국면이 전환되는 모습이다.
특검팀은 애초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자택에 있는 디올 제품 전체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으나, 김건희 여사 측의 반발로 변호인단 합의 하에 일부 제품만 선별 압수했다. 압수수색영장에는 관저 공사 수주 특혜 의혹의 중심에 선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대표 김태영과 그의 아내 조씨가 청탁금지법 위반 피의자로 특정됐다.
특검 관계자는 7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저 이전 관련 의혹의 업체 측이 피의자이고, 그 과정에서 금품 수수 정황이 드러나 조사 경위가 중요해 현재로선 김건희 여사는 참고인 신분”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앞서 디올코리아 본사도 압수수색해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된 명품이 실제 조씨가 구매한 내역과 일치하는지 검증하고 있다.
특검팀의 수사 초점은 2022년 21그램 대표 부인 조씨가 김건희 여사에게 디올 의류와 가방 등을 제공했으며, 이 물품이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수주와 연결되는 청탁금지법 위반 가능성에 맞춰져 있다. 실제로 김 대표 부부는 김건희 여사와 긴밀한 관계로 알려졌으며, 2022년 7월 조씨가 당시 대통령실 행정관과 샤넬 매장을 방문해 전달용 가방을 교환한 정황도 확보된 상태다.
이와 관련, 변호인단은 “김건희 여사가 자비로 구매한 제품까지 압수됐다”며 별건 수사 논란을 제기했으나, 특검 측은 “법원이 적법하게 영장을 발부했고, 절차에 따라 집행한 것”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종합건설업 면허조차 없는 21그램이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관저 이전과 증축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맡았던 경위와 맞물려 있다. 21그램은 과거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후원과 사무실 시공까지 도맡은 바 있으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경쟁업체 대신 경호처가 21그램으로 공사업체를 돌연 변경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특검팀은 곧 압수물 분석을 마치고, 조씨 등 관련자 소환 조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김건희 여사가 수수한 명품의 대가성과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김건희 여사에게 금거북이 등 금품을 건네며 공직 인사를 청탁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 13일 오전 출석 조사 통보도 병행했다. 이 전 위원장은 참고인 신분이지만, 향후 금품 대가성이 입증될 경우 피의자 전환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치권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특검 수사가 공직자 금품수수와 대통령실 특혜 구조를 겨눈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특검은 관저 이전 특혜 실체와 대가성 규명을 위해 관련자 소환과 물증 분석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정치적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