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캐리 청산·가상자산 급락 역풍”…미국 뉴욕증시, 기술주 선방 속 연말 랠리 불안 고조
현지시각 기준 1일, 미국(USA)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열린 12월 첫 거래일에 뉴욕증시는 엔캐리 청산 우려와 가상자산 급락 충격 속에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시사와 중국 인민은행의 스테이블코인 불법 재확인이 겹치면서 위험자산 전반에 매도 압력이 번졌고, 연말 소비 시즌 호재에도 불구하고 연말 랠리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던지는 장세가 연출됐다.
현지시각 1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0.90% 하락한 47,289.3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53% 내린 6,812.63, 나스닥종합지수는 0.38% 떨어진 23,275.92에 마감했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과 나스닥100 지수는 동반 약세였지만, 낙폭은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보다 제한적이었고, 시장 변동성을 나타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5% 넘게 급등해 17선 초반으로 올라섰다. 에드워드 존스는 애프터마켓 보고서에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시사 이후 글로벌 채권 금리가 급등하며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8bp 상승한 점을 주요 압박 요인으로 지목했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2/1764626961375_773344418.jpg)
보고서는 달러 인덱스가 약세로 전환된 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59달러 수준에서 소폭 상승하고 금 가격이 11월 고점 대비 2.5% 낮은 수준까지 올라서는 등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는 양상을 ‘리스크 오프’ 심리의 반영으로 해석했다. 반대로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가격은 6% 이상 밀리며 최근 반등분을 대부분 반납해 위험자산 전반의 체감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진단을 내놨다. 일본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과 중국발 규제 강화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전통 자산과 디지털 자산이 동시에 역풍을 맞은 구조라는 분석이다.
정치·통화정책 불확실성도 시장을 짓눌렀다. 보고서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의장의 후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사실상 내정했다고 시사했고, 재무장관 베산트가 크리스마스 이전 공식 지명 가능성을 언급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백악관 경제자문인 케빈 해싯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해싯이 최근 금리 인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해온 만큼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연방기금선물 시장에서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25bp 인하 가능성을 거의 100%에 가깝게 반영했고, 기록적인 정부 셧다운 여파로 경제 통계 발표가 지연되면서 지표 공백이 커진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실물 지표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는 신규 주문 부진, 원가 압력, 고용 축소 조짐을 동시에 노출했다. 시장에서는 연말 ‘산타랠리’ 가능성이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라는 평가 속에서도, 그 지속 여부가 금리와 채권, 고용, 통화정책 불확실성의 조합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S&P500과 나스닥, 다우 지수 모두 0.4~0.9%대 하락에 그치는 단일 세션 조정이었지만, 변동성 지수 급등과 러셀2000의 1%대 낙폭은 장기 상승 랠리를 이어온 2025년 미국 증시가 연말을 앞두고 조정 국면에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섹터별로는 투자 자금이 여전히 ‘빅테크’와 일부 성장주, 선택적 소비 종목에 쏠렸다. 에너지·임의소비재·기술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고, 유틸리티가 2.35% 급락했으며 헬스케어·산업·통신서비스·부동산이 1% 이상 떨어져 전통적으로 방어적 성격을 띤 섹터들이 오히려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둔 소매주에서는 월마트가 0.92%, 홈디포가 0.11% 상승했지만 코스트코는 0.18% 하락해 전반적으로 제한된 등락에 그쳤다. 온라인 쇼핑몰 대행업체 쇼피파이는 사이버먼데이 트래픽 집중에 따른 서비스 장애 여파로 5% 넘게 밀렸고, 결제 네트워크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1% 이상 하락해 소비 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차익 실현 매물이 우세했다.
가상자산 관련주는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비트코인 매입을 핵심 사업 모델로 삼는 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가격 급락 영향으로 장중 한때 12% 넘게 빠졌다가 3%대 하락으로 마감해 가상자산 연계 종목의 높은 민감도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반면 시가총액 1조 달러 이상 ‘메가캡’ 기술주 가운데에서는 엔비디아, 애플, 아마존이 상승해 기술주 내부에서도 종목별 희비가 엇갈렸다. 월트디즈니는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2’ 글로벌 흥행 효과로 2.20% 상승하며 미디어·콘텐츠 섹터 내에서 돋보였지만, 한국 투자자 비중이 큰 쿠팡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문제 부각으로 5% 넘게 급락했고 장중 최대 낙폭은 7%를 상회했다. 규제 리스크와 지배구조 이슈에 따라 주가 프리미엄·디스카운트가 크게 갈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외 투자자들에게도 개별 기업 리스크 관리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대목이다.
최근 한 달 동안 나스닥과 주요 빅테크 주가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엔비디아는 11월 초 200달러를 넘었다가 중순 이후 180달러 안팎으로 조정을 거쳤고, 애플은 260달러 중후반에서 280달러 초반으로 완만한 우상향을 이어가며 상대적 안정성을 보여줬다. 테슬라는 460달러대에서 430달러대 사이를 오가며 박스권 등락을 거듭했다.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23,800포인트 안팎에서 22,000포인트 초반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23,300포인트 수준으로 반등하는 과정을 반복해 지수 상·하단이 넓어지는 조정 국면이 지속됐다. 지수 단에서는 등락 반복에 그쳤지만, 개별 종목별로는 애플의 완만한 상승, 엔비디아의 고점 조정, 테슬라의 변동성 확대가 뒤섞인 양상으로, 투자 스타일에 따라 체감 수익률이 크게 갈리는 환경이 형성됐다.
외환 측면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2월 1일 기준 1,470.9원으로 전일 대비 0.4원 올라 원화 약세 방향으로 소폭 움직였다. 달러 기준으로 주가가 하락한 종목이라도 원화 환산 시 손실 폭이 다소 줄었고, 반대로 상승 종목은 환차익이 더해지면서 한국 투자자의 수익률이 개선되는 구조였다. 다만 환율 수준이 1,400원대 중후반에 머물러 있는 만큼 추가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향후 환차손 리스크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단기 레버리지 상품이나 고변동성 성장주 비중이 높은 계좌일수록 환율 변동이 계좌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집계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 규모는 11월 중 변동성을 겪으면서도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일별 상위 50종목 합계 기준으로 11월 11일 178.8조원에서 11월 20일 159.9조원까지 내려갔다가, 11월 28일에는 177.2조원으로 회복됐다. 11월 중순에는 금리 불안과 빅테크 조정, 변동성 확대가 겹치면서 보관금액이 160조원 아래로 내려가는 조정 국면이 나타났지만, 이후 24~28일 사이 저가 매수 성격의 자금 유입이 재개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학개미는 현금을 늘리기보다는 선호 종목 비중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조정에 대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월별로 보면 2025년 1월 167.24조원이었던 미국 증시 전체 보관 규모는 3월 142.00조원까지 줄었다가 5월 175.51조원, 7월 192.59조원, 9월 228.78조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10월에는 250.08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11월 보관금액은 237.06조원으로 전월 대비 5.2% 감소했지만 상반기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10월까지 이어진 미국 증시 랠리 과정에서 서학개미의 공격적 순매수가 누적된 결과이자, 11월 변동성과 성장주 조정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에 대한 중장기 투자 기조가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동시에 최고치에서 한 걸음 물러선 흐름은 고점 부담과 변동성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로도 읽힌다.
11월 28일 기준 상위 50종목 보관금액 총액은 177조 2,205억원으로 직전 집계일보다 1조 4,175억원 늘었다. 가장 보관 규모가 큰 테슬라는 39조 3,524억원으로 3,101억원 증가했다. 같은 날 테슬라 주가는 430.14달러로 0.01%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보관액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가격 조정과 무관하게 서학개미가 테슬라를 핵심 장기 보유 종목으로 인식하며 분할 매수를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엔비디아의 11월 28일 보관금액은 24조 5,383억원으로 4,429억원 줄었고, 주가는 180달러로 1.69% 상승해 반등 국면에서 이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크게 오른 엔비디아에는 차익 실현, 상대적으로 조정이 컸던 테슬라에는 저가 매수가 유입되는 종목별 차별화가 관찰된 셈이다.
같은 날 팔란티어 테크는 보관금액이 9조 1,967억원으로 1,501억원 불어났지만, 주가는 0.57% 하락한 167.49달러에 마감했다. 데이터·AI 성장주에 대한 기대가 여전한 가운데 주가 조정 구간에서도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흐름이다. 알파벳A의 보관금액은 8조 8,025억원으로 8억원 증가에 그쳤고, 주가는 315.11달러로 1.58% 하락해 대형 플랫폼 중에서도 투자 우선순위에서 다소 밀리는 모습이다. 애플은 보관금액이 6조 9,201억원으로 317억원 늘었고, 주가는 283.1달러로 1.52% 상승해 연말 쇼핑 시즌 수혜 기대 속에 가격과 물량이 함께 늘어나는 안정적 우상향 패턴을 보였다.
고위험·고수익 종목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히 짙다. 양자컴퓨팅 관련주 아이온큐의 11월 28일 보관금액은 5조 5,280억원으로 2,691억원 증가했으며, 주가는 4.42% 하락한 47.12달러를 기록했다.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의 보관금액은 5조 36억원으로 2,593억원 늘었으나, 주가는 0.12% 상승에 그쳤다. 테슬라와 나스닥에 3배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와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강세 1.5배 ETF도 각각 1,125억원, 644억원의 보관금액 증가를 기록해 조정장에서도 레버리지 상품을 통한 공격적 베팅이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단기 수익률 제고를 노리는 성향이 강하게 드러나지만,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손실 확대 위험 또한 커질 수 있어 양날의 검으로 평가된다.
ETF와 초대형 우량주를 병행하는 전략도 뚜렷하다. 인베스코QQQ의 11월 28일 보관금액은 5조 4,637억원으로 425억원 증가했고, 인베스코 나스닥100 ETF는 1조 9,660억원(152억원 증가), 프로셰어즈 울트라 QQQ ETF는 1조 9,490억원(163억원 증가)을 기록했다. S&P500 추종 ETF인 뱅가드 S&P500 ETF와 SPDR S&P500 ETF도 각각 4조 5,903억원, 3조 4,989억원으로 249억원, 189억원 늘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5조 399억원으로 662억원 증가했지만 주가는 486.84달러로 1.05% 하락해, 단기 조정 구간에서 비중 확대가 이뤄졌다. 지수형 ETF와 개별 빅테크를 혼합한 포트폴리오는 변동성 관리에는 유리하지만, 지수와 빅테크 모두 성장주 비중이 높은 만큼 시장 전체 조정 시 동시 손실 가능성도 지적된다.
11월 28일 자금 증가액 기준 톱10은 테슬라(3,101억원), 아이온큐(2,691억원),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2,593억원), 팔란티어 테크(1,501억원),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1,125억원), 서클 인터넷(684억원), 마이크로소프트(662억원), 브로드컴(654억원),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강세 1.5배 ETF(644억원), 메타 플랫폼(619억원) 순으로 채워졌다. 인공지능, 반도체, 레버리지 ETF, 빅테크 플랫폼 등 고성장·고베타 테마에 서학개미 자금이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구성이다. 브로드컴의 경우 보관금액이 4조 7,106억원으로 654억원 늘었지만, 주가는 386.08달러로 4.19% 하락해 단기 낙폭 확대 구간에서의 공격적 매수가 향후 성과로 이어질지 여부는 시장 전반의 위험 선호 회복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통화정책 기대 변화도 이날 변동성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87.6%로 반영했다. 일본은행의 금리 정상화 기대와 대비되는 연준의 완화 기대가 국채 금리, 환율, 위험자산 가격에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투자자들은 ‘글로벌 긴축 vs 미국 완화’라는 구도 속에서 포지션을 재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BOJ의 ‘스톱앤고’식 정책 전환이 엔캐리 청산을 자극했다는 분석과, 중국 인민은행의 스테이블코인 불법화 조치가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가격을 압박했다는 평가가 함께 제기되며, 전통자산과 가상자산을 가리지 않고 위험 선호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는 진단이 뒤따른다.
12월 첫 거래일 뉴욕증시는 이처럼 BOJ·PBOC 정책 리스크, 연준 의장 인선과 금리 인하 기대, 정부 셧다운에 따른 데이터 공백, 연말 쇼핑 시즌 호재가 뒤엉킨 가운데 기술주·일부 소비·콘텐츠 종목의 선방에도 불안한 하락 출발을 기록했다. 서학개미의 11월 28일 기준 보관금액 구조를 보면 빅테크, 성장주, 레버리지 ETF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향후 미국 증시가 산타랠리를 통해 고점을 재차 높일 경우 수익률이 크게 개선될 수 있지만, 변동성 확대 속 조정이 심화될 경우 계좌 손실 폭도 커질 가능성이 크다. 역사적으로 12월 증시 성과가 양호했던 패턴이 재현될 여지는 남아 있지만, 시장을 움직이는 동력은 달력 효과가 아니라 금리, 기업 실적, 유동성, 투자 심리라는 점에서 투자 비중과 리스크 허용 한도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중앙은행 발언이나 규제 뉴스 한 줄에 지수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은 투자자 심리 변화가 언제든 방향성을 뒤집을 수 있음을 상기시키며, 이러한 심리 요인의 급변이 때로는 펀더멘털보다 더 큰 가격 변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가 요구된다. 국제사회와 글로벌 금융시장은 12월 동안 이어질 미국 통화정책 행보와 일본·중국의 정책 변화가 위험자산 선호와 시장 랠리에 어떤 방향성을 부여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