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주자 5인 TK·PK서 당심 잡기 총력”…국민의힘 전당대회 첫날부터 표심 각축
당권 경쟁을 앞둔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본격적으로 표면화됐다. 8월 1일 후보 등록 마감 후 처음 치러진 선거운동에서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일제히 영남권을 찾으며, 영남 당원 표심 쟁탈전에 불이 붙었다. 보수의 핵심 지역인 TK·PK(대구·경북, 부산·경남)를 중심으로 당심을 두고 격렬한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당내 통합과 쇄신의 화두를 둘러싼 물음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5명의 당 대표 후보는 후보 등록 마감 다음 날인 1일 본격적인 현장 행보에 돌입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조경태 부산 사하을 의원, 주진우 부산 해운대갑 의원 등은 기존 지지기반이 강한 영남권을 찾아 현장 교감에 집중했다. 국민의힘 본경선 룰상 당원 투표가 80% 반영되고, 당원 10명 중 4명 가까이가 영남권에 포진해 있어, 사실상 전당대회 결과의 상수가 될 것이란 현실적 판단에 따른 행보다.

김문수 전 장관은 1일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와 새마을운동테마공원을 잇따라 방문한 뒤, 경북 김천과 구미, 대구 지역 당원 및 지방의원들과 잇달아 소통하며 보수 결집을 호소했다. 조경태 의원 역시 경북 안동을 찾아 권기창 안동시장·김하수 청도군수와 잇따라 만난 데 이어, 안동·문경에서 당원·청년 간담회를 개최했다. 주진우 의원도 부산시당에서 당원들을 만나 직접적인 지지를 요청했다.
반면 안철수 경기 성남분당갑 의원은 당내 '인적 쇄신'의 상징성을 강조하기 위해 지난 1월 난동 사태가 발생한 서울서부지방법원을 찾았다. 그는 극단적 정치 세력과의 결별 필요성을 부각하며, "당이 새로운 대중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변화가 절실하다"는 메시지를 냈다. 장동혁 충남 보령서천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돌면서 의원과 보좌진들과 만나 표밭 다지기에 나서, 의원 표심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택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통합과 쇄신이라는 두 흐름이 뚜렷하게 대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문수 전 장관과 장동혁 의원은 대여 투쟁과 보수 단일대오를 강조하는 반면, 안철수·조경태·주진우 의원은 윤석열 정부를 중심으로 한 당내 주요 인사에 대한 쇄신론을 전면에 내놓고 있다.
한편 최고위원 선거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존에 현역 의원들의 도전이 적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던 최고위원 경선에는 신동욱, 최수진 의원 등 총 1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다만 일부 후보는 자격심사 과정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등록 후보자들을 상대로 자격 심사를 진행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과거 언행에 문제가 있었던 분들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당에서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후보 자격 여부가 이번 경선의 또 다른 변수임을 시사했다.
국민의힘은 8월 22일 전당대회 본 투표까지 약 3주 동안 치열한 당내 경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명확한 리더십과 조직 쇄신이 요구되는 현 국면에서, 각각의 당권 주자들이 내놓을 해법이 향후 당 재편과 총선 전략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