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O·신약사업 완전 분리”…삼성바이오, 인적분할로 고객 신뢰 강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신약 사업 분리를 공식화하면서, 바이오산업 내 합작과 경쟁 구도가 재편될 전망이다. 17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 승인’ 안건이 통과되며, 회사가 추진한 단순·인적분할 방식의 ‘삼성에피스홀딩스’ 신설이 본격 추진된다. 업계는 이번 인적분할을 글로벌 빅파마와의 수주 경쟁력 강화 및 양 사업부문의 성장 동력 극대화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분할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게 된다. CDMO는 제약사 신약의 개발·생산을 위탁받아 제조하는 사업모델로, 시장 신뢰와 보안, 공정 경쟁이 관건으로 꼽힌다. 기존에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을 영위하면서, 빅파마 고객사와 이해 상충 이슈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고객사들은 신약 레시피 유출 및 경쟁사 노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왔고, 이번 인적분할은 실질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생산 분야에서 글로벌 상위권 CDMO로 꼽히며 원료의약품(API)부터 완제 생산까지 턴키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생산능력과 품질관리 시스템에서 강점이 부각되는 만큼, ‘순수 CDMO 기업’으로 재정비되면 고객사의 신뢰도가 제고되고 글로벌 제약사 수주 확대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분할 신설회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는 향후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될 예정으로, 신약 개발 및 바이오시밀러 전문 지주회사로 정체성을 강화한다.
시장에서는 CDMO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명확한 분리가 각 사업의 성장 속도와 경쟁력 모두를 한층 끌어올릴 요인으로 보고 있다. CDMO는 다수 글로벌 빅파마의 필수 파트너로 자리잡고, 바이오시밀러 분야도 각국의 특허 만료와 맞물려 수요가 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바이오 산업이 발달한 지역의 주요 기업들도 핵심 사업부 분리를 통해 전문성과 투자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의약품 제조와 개발 분야는 특성상 지적재산(IP) 보호, 고객 신뢰, 규제 준수 등이 높은 수준으로 요구된다. 이번 분할 구조는 글로벌 거버넌스와 각종 규제환경을 한층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주주 배정비율은 기존 로직스 주식과 에피스홀딩스 주식을 65대 35로 분할 교부하며, 에피스홀딩스 창립일은 7월 1일, 재상장 예정일은 24일로 잡혀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CDMO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완전 분리가 고객 신뢰 및 수주 역량 강화, 각 사업 성장성 극대화 등에 긍정적”이라며 “향후 글로벌 바이오 생산 시장에서 삼성의 입지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분할이 실질적으로 글로벌 수주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