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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뒤에도 통증”…요추 유합술 환자 절반, 반복 치료 필요성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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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뒤에도 통증”…요추 유합술 환자 절반, 반복 치료 필요성 부각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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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추 유합술이 이전보다 보편화되면서 허리 수술 이후의 통증 관리에 대한 새로운 경각심이 대두되고 있다. 중앙대학교광명병원 재활의학과 김범석, 나용재 교수가 주도한 국내 대규모 연구 결과, 요추 유합술을 받은 환자 중 절반 가까이가 수술 이후에도 반복적인 통증치료를 받고 있음이 확인됐다. 유럽 척추학회지(European Spine Journal)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약 8만3000명 환자의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3년간 추적, 허리 수술 후 주사 치료 빈도와 경향을 객관적으로 제시했다. 업계는 이번 분석을 ‘수술 후 장기적 환자 케어 경쟁’의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연구에서는 요추 유합술 환자의 36.1%가 경막외 차단술(척수 주변 마취주사)을, 12.8%가 내측 분지 차단술(신경 가지를 차단하는 치료)을, 6.2%가 후관절 차단술을 추가적으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술 후 6개월 이내에 통증 치료를 시작한 비율이 약 30%, 1년 내 치료를 시작한 경우가 절반에 달해 수술만으로 통증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 현실을 드러냈다. 이는 기존 ‘수술만으로 통증 개선’에 집중되던 치료 패러다임에 의문을 제기한다.

주사 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재수술율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2~3배 높았으며, 수술 후에도 신경 또는 관절 부위 관련 증상이 빈번하게 반복된다는 점이 데이터를 통해 뒷받침됐다. 실제 환자들은 척추 질환의 복합적 원인, 만성 신경손상 등으로 장기적 치료와 모니터링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주관적 통증과 기능 저하로 삶의 질이 변화하는 양상이 확인되고 있다.

 

특히 이번 연구는 건강보험 빅데이터 기반의 전국 단위 환자 표본을 사용함으로써 기존 소규모 임상연구에 비해 통계적 신뢰도와 적용 범위가 크게 넓어졌다. 미국과 유럽 등도 척추질환 수술 후 환자의 통증 지속 및 재수술 문제에 대응해 다학제 치료, 환자 맞춤형 관리 가이드라인 마련 추세에 있다.

 

현재 국내에서도 통증 치료의 적정성, 주사치료의 건강보험 적용 범위, 만성 통증 환자에 대한 추가적 의료 서비스 확대 등 관련 보건정책 논의가 이어지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환자별 통증 상태 평가와 수술 이후의 지속적 관리 체계, 진료 지침 표준화 등이 향후 보건의료 정책 경쟁력의 척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범석 교수는 “이번 대규모 데이터 분석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수술 환자의 치료 경로와 통증 관리 실태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며 “의료인 상담, 환자 치료 계획, 건강보험 정책 결정 등 다양한 영역에서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치료의 완결성보다 환자의 장기적 관리에 초점이 맞춰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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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학교광명병원#김범석#요추유합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