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민 대표기관 모독한 중대한 일”…송언석, 김용범에 사과·거취 촉구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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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질의를 둘러싼 충돌이 여권 내부로 번졌다.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언성을 높인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을 두고 국민의힘이 스스로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우며 대통령실과 국회 사이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국민을 대신해 질의하는 국회의원을 향해 삿대질하고 고함을 친 것은 감정의 표출을 넘어 국민의 대표기관을 모독한 중대한 일”이라며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즉각 사과하고 책임 있는 거취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 실장의 태도 논란을 현 정권의 인식과 연결지었다. 그는 “김 실장의 행동은 이 정권이 국민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었다”며 “이재명 정권 공직자들의 국민을 업신여기는 가벼운 언행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직은 권력을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하는 자리임을 다시금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범 실장은 지난 18일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야당 의원이 자신의 부동산 갭투자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전세로 거주 중인 딸을 언급하자 강하게 반발하며 고성을 주고받았다. 당시 김 실장은 한동안 언성을 높이며 항의해 회의장이 소란스러워졌고, 야당은 과도한 대응이라고 비판한 반면 여권 일각에서는 가족을 거론한 질의가 도를 넘었다는 반응도 나왔다.

 

그러나 송 원내대표는 이날 발언에서 국회의 질의권과 국회 위상을 전면에 내세우며 김 실장의 사과와 거취 표명을 공개 요구했다. 같은 당 원내대표가 대통령실 핵심 참모를 겨냥해 조직적 대응을 주문했다는 점에서 여권 내부에서조차 국회 경시 논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파장이 대통령실과 국회 운영위의 향후 협의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여야는 내년 예산안과 정부 조직 운영 전반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다시 운영위 일정을 이어가야 하는 만큼, 대통령실이 국회와의 관계 복원을 위해 어떤 수위를 택할지 주목된다. 국회는 향후 운영위원회 추가 회의에서 관련 공방을 이어가며 책임 소재를 따질 계획이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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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김용범#국회운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