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대두 수입 사상 최대”…중국, 남미와 무역 강화 속 미중 농산물 갈등 확대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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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4일, 중국(China) 해관총서는 9월 한 달간 중국이 해외에서 들여온 대두(콩) 수입 규모가 1,290만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9월 실적으로 역대 최대치이며, 미중(USA) 무역 갈등이 장기화된 가운데 중국의 적극적 수입선 다변화 전략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곡물시장과 미중 농산물 외교 협상에 직간접적 파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의 대두 수요는 이미 자국 생산량의 5배에 이르며, 지난해 연간 수입량만 1억503만톤으로 추산된다. 올해 1~9월 누적 수입은 8,618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증가했다. 최근 중국은 브라질(Brazil)을 중심으로 남미로부터의 수입을 급격히 늘리는 추세다. 관영매체와 브라질곡물수출협회(ANEC) 자료에 따르면, 올해 중국에 들어온 브라질산 대두 비중은 79%를 넘어섰다.

中 9월 대두 수입 1,290만t ‘역대 최대’…中-남미 무역 강화
中 9월 대두 수입 1,290만t ‘역대 최대’…中-남미 무역 강화

마원펑 '베이징오리엔트농업' 선임 분석가는 미중 무역 분쟁 영향으로 중국 기업들이 "공급선 다변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생산여건이 개선된 브라질은 연간 1억톤의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올해 브라질의 1~10월 대두 수출량은 이미 작년 연간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산 대두의 시장점유율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 통계에 따르면, 2016년 20%였던 미국 대두의 대중 수출 비중은 지난해 12%로 줄었다. 브라질의 비중은 같은 기간 14%에서 22%로 상승했고, 올해 들어 중국은 미국산 신작 대두를 아직 본격적으로 구매하지 않았다.

 

미중 정상이 다음 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담에서 만날 예정인 가운데, 중국의 대두 수입구조 변화가 협상 카드로 이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 추가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도 최근 대화 여지를 시사한 배경에는 이 같은 곡물 무역 변화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 매체는 "중국의 대두 수입선 변화가 글로벌 곡물시장 가격 및 관련 업종 주가에 경고음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남미 국가와의 무역 강화가 미중 농산물 협상을 압박하는 도구로 기능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향후 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농산물 교역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지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중국의 이번 수입선 전환이 국제 농산물시장 및 무역질서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된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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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브라질#대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