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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팅앱 선호 알고리즘”…실제 매칭, 여성 기준에 가까워진다
IT/바이오

“데이팅앱 선호 알고리즘”…실제 매칭, 여성 기준에 가까워진다

강예은 기자
입력

데이팅앱의 알고리즘과 사용자 행동이 이성 간 만남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은 데이팅앱에서 이성에게 관심을 표출하는 방식과 이상적인 상대에 대한 기대가 뚜렷하게 달랐다. 남성들은 자신보다 매력도가 높은 상대에게 먼저 접근했으나, 반복적인 거절 끝에 점차 현실적인 선택으로 눈을 돌렸다. 업계와 학계는 데이팅앱의 매칭 결과가 '남성 중심 구애' 구조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여성의 선택 기준에 더 가까워진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번 연구는 체코의 한 데이팅앱에서 활동한 3000명 이성애자 이용자의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남녀 선호도와 접근 방식을 분석했다. 독일 뮌헨대 레나타 토핀코바 박사, 체코 찰스대 및 과학원, 영국 맨체스터대 연구진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각 사용자가 받은 '관심 표현 횟수'로 상대적 매력 순위를 산정해 매칭 과정을 추적했다. 분석 결과 남성은 일관되게 자신보다 더 높은 매력도를 지닌 여성에게 호감을 표시했다. 반면 여성은 자신과 유사한 매력도의 상대를 주로 선택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데이팅앱의 실제 매칭 결과 역시 매력도 비슷한 사용자끼리 이루어지는 현상을 규명했다. 남성 이용자들은 이상적인 상대에 반복적으로 접근한 뒤 점차 '현실적인 기대값'으로 관점을 조정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앱 내 먼저 접근하는 남성 비율이 높고, 여성 사용자는 보다 선별적으로 상대를 선택해 최종 매칭은 여성의 선호에 더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드러났다. 연구진은 “남성들은 자신들의 기대치에 비해 실제 매칭 가능성을 과대평가하는 측면이 있다”며, “지속적으로 무시당한다면 현 기대치를 재설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현상은 데이팅앱이 사회적 만남 방식을 기술로 구조화하면서 발생한 선택과 필터, 이용자 성비 불균형 등 디지털 플랫폼만의 새로운 상호작용 양상으로 해석된다. 미국, 유럽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이 도입한 데이팅앱 매칭 알고리즘에서도 유사한 성향이 포착되고 있다.

 

아울러, 연구진은 “여성의 기대 기준이 최종 매칭을 좌우하는 구조는 데이팅앱 생태계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된다”며, “실제 상호 선택 결과 역시 단순한 관심표명 빈도가 아닌, 최종 동의 구간의 기준점이 어디에 그어지는지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데이팅앱 사용자 간 만남의 조건이 기술적·구조적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데이터 기반 자기 인식 및 기대관리의 필요성도 커졌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가 디지털 플랫폼 기반 행동 예측 및 추천 시스템 고도화에 시사점을 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인간 심리, 사회적 상호작용 구조가 새로운 만남의 방식을 이끄는 가운데 시장과 사용자는 변화에 적응할 조정력을 요구받는 국면이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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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팅앱#플로스원#레나타토핀코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