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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진주 수양딸의 고발…차명근, 절규 속 완강한 부정→법정의 진실이 흔들린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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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진주 수양딸의 고발…차명근, 절규 속 완강한 부정→법정의 진실이 흔들린 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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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근의 뜨거운 절규와 강현진의 눈물 어린 고발이 맞붙은 순간,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진실과 거짓 사이 모호한 경계의 밤을 열었다. 방송은 진주 수양딸 성폭력 사건을 중심에 두고, 이웃들이 기억하는 평범한 사랑과 급작스러운 파국 사이에 얼룩진 시간의 궤적을 불러왔다. 감정과 기억, 금전과 신뢰, 복잡하게 얽힌 사적 관계 속 지난 사랑의 쓸쓸한 흔적들이 재현된 현장은 마치 한 편의 비극 같았다.

 

프로그램은 2013년부터 차명근과 정혜란의 조용한 동거와 사랑, 그리고 끝내 2020년 이별로 정점을 찍은 두 사람 사이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2년의 평화는 강현진이 남긴 한 줄 고소장으로 산산이 무너졌다. 고등학생이었던 강현진은 네 번의 세월을 삭인 뒤, 차명근이 자신을 성추행하고 유사성행위를 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화장실로 오라고 해 옷을 벗기려 했다', 그리고 '엄마를 죽이겠다며 협박했다'는 고백은 법정을 넘어 세상을 충격에 빠뜨렸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무죄를 외치는 차명근은 "강현진이란 사람조차 본 적 없다"며 혐의를 극단적으로 부인했다. 수감 생활 속에서 보낸 편지와, 이름뿐 아니라 얼굴까지 밝히겠다는 그의 의지는 오랜 침묵 끝 불거진 절박함으로 읽혔다. 그러나 재판정에는 정혜란을 포함한 10명의 관련 증언과, 현장을 목격했다는 충격적 주장까지 더해졌다. 감춰진 이야기가 하나씩 드러나며 용기 내어 말한 자와 모욕을 참지 못한 자, 둘 사이의 진실은 더욱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특히 차명근은 금전 관게와 복수의 갈등까지 꺼내들었다. 수억 원을 주고받은 뒤 정혜란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그 대가로 성폭력 고소가 이어졌다고 항변했다. 만약 사실이라면 10명의 증언자 모두가 거짓말쟁이로 남을 길목. 반대로 강현진과 정혜란의 이야기가 모두 진실이라면, 긴 침묵과 외면 속 목소리를 낸 존재의 용기만이 남게 된다.

 

프로그램은 양측의 입장을 섬세하게 교차해 보여줬다. 사랑했던 사람들 사이에 남은 금전과 배신, 얽힌 기억과 상처를 꺼내놓으며 진실함과 신뢰의 한계를 정면으로 가르켰다. 법정의 판결은 차명근에게 7년형을 선고했지만, 차명근의 가슴을 가르는 무고 주장은 여전히 시청자 귀에 울림을 남겼다. 명확한 답이 주어지지 않은 이 사건은 인간관계의 복잡성과 시간이 남긴 상처, 그리고 법적 판단 뒤편에 남는 남루한 여백을 되새기게 한다.

 

싸늘한 판결문 너머, 가족이었던 이들이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끝내 회복할 수 없는 상처만이 남게 되는 구조. 이 장대한 진실게임을 통해 시청자들은 과연 '완전한 진실'이란 존재하는가, 사회는 어디까지 기억과 진술을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직면했다.

 

한편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매주 토요일 밤 8시 55분 깊어진 인간군상의 실체를 묻는 새로운 에피소드로 시청자 곁을 찾는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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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근#그것이알고싶다#강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