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 70% 이사회 역량진단표 공시”…실질 활용은 26% 그쳐
코스피200 소속 200대 기업 중 70.5%에 이르는 141개사가 2024 회계연도 기준 ‘이사회 역량 진단표’(BSM)를 공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공시 기업 중 BSM 관리 및 전략적 활용 체계를 본격적으로 구축한 곳은 26.2%에 불과해, 이사회 평가제도의 실효성 제고가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BSM이 단순 공시를 넘어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신뢰도 확립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연계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 기업지배기구발전센터가 8일 발표한 ‘기업지배기구 인사이트’ 보고서(제11호)에 따르면, BSM은 이사회 구성과 다양성·운영 역량 등을 표로 시각화해 이사회 수준을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도구다. 의무 공시 대상은 아니지만, 올해 기준 코스피200 200대 상장사 중 141개사가 BSM 내용을 공개했으며 전년보다 공시 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BSM을 실제로 작성·관리·활용하는 체계를 내재화한 기업은 37곳에 그쳤다.

실제 BSM을 공시한 기업 중에서 작성·점검의 주체와 주기, 필요 역량 등 구체적 운영기준을 명확히 제시한 곳은 21개사(14.9%)에 머물렀다. 성별 다양성 목표수치까지 공개한 곳은 6개사(4.3%)로 더 적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발표한 ‘은행권 지배구조 모범관행’ 지침에 맞춰, BSM을 이사회 승계계획·후보 추천·다양성 정량목표와 연계해 경영 효율성 제고에 활용하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
딜로이트 보고서는 해외 기업처럼 BSM을 경영전략과 연계하고, 기관차원에서 관리체계를 명확히 하며, 정성·정량 기준을 고도화하는 것이 활용도 제고의 핵심이라고 제언했다.
김한석 딜로이트 그룹 기업지배기구발전센터장은 “BSM은 단순한 공시 항목을 넘어서 기업전략, 리스크관리, 주주 신뢰 구축의 토대가 돼야 한다”며 “국내 기업들 역시 글로벌 사례를 참고해 이사 선임·승계계획 등 주요 의사결정에 BSM을 전략적으로 연계하는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보고서에는 국내 상장사 이사회 다양성, 여성 이사 비중, 자금 부정통제 대비 조기공시 사례, 집중투표제 개정 등 주요 지속가능 경영 이슈도 함께 정리됐다.
향후 BSM 활용방안 논의가 국내 상장기업의 경영투명성과 지배구조 선진화 흐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