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하락·코스닥 강세 속 상한가 속출…개인 매수에 제약바이오 급등
12월 8일 오전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와 코스닥이 엇갈린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제약바이오와 미래 성장 산업 관련 테마에 상한가 종목이 속출하며 개인 투자자 중심의 순환매 장세가 전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금리 인하 기대와 반도체·AI 호재가 투자 심리를 받치는 반면, 경기 둔화 우려와 메이저 수급의 차익 실현이 지수 상승을 제약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단기적으로는 개별 테마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시선이 쏠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0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7 낮은 4,084.84를 기록 중이다. 장중 한때 4,109.25까지 올랐으나 이후 4,081.26까지 밀리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수급을 보면 개인 투자자가 2,813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230억 원, 660억 원을 순매도하며 약세 압력을 높이고 있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0.33 오른 927.76을 기록하며 강보합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코스닥은 장중 929.48까지 고점을 높였으며, 개인이 423억 원을 순매수한 가운데 외국인 3억 원, 기관 241억 원 순매도로 차익을 실현하는 양상이다.
![[표] 12월 8일 증시 시황](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8/1765153715114_101474104.jpg)
최근 한 달간 누적된 대내외 재료가 이날 장 흐름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가장 큰 촉매는 12월 12일 예정된 미국 FOMC 회의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80 이상으로 반영하며 유동성 완화 기대를 키우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슈퍼사이클 지속 전망과 인공지능 AI 산업 성장 기대가 기술주 전반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SK그룹 회장의 AI 거품론 일축 발언과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의 국내 칩 설계 교육 시설 설립 계획은 관련주에 긍정적 재료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와 항공 부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한 점도 수출주 전반에 우호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다만 한국개발연구원 KDI가 내년 경제성장률을 1대 후반 수준으로 제시하며 경기 둔화 가능성을 경고하고,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PMI가 부진했던 점은 증시 상단을 제한하는 변수로 남아 있다.
업종별로는 경기 방어성과 성장성이 결합된 섹터에 매수세가 유입되는 흐름이다. 가정용기기와용품 업종이 3.18 상승률로 가장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비철금속 업종도 3.07 올라 뒤를 잇고 있다. 창업투자 업종은 2.19, 우주항공과국방 업종은 2.10 상승하며 견조한 흐름이다. 화학 업종은 1.74, 화장품 업종은 1.73 오르며 중국 수요 회복 및 수출 기대를 반영하고 있고, 전기제품 업종도 1.47 상승하며 2차전지와 IT 부품주 반등을 이끌고 있다. 특정 대형주로 쏠리기보다는 개별 이슈가 있는 업종으로 매기가 순환하는 전형적인 순환매 장세가 관측된다.
테마별로는 제약바이오가 단연 두드러진다. 낙태·피임 관련 테마가 8.78 급등하며 시장 내 상승률 1위를 기록 중인데, 현대약품과 명문제약 강세가 기여했다. 치매 관련 테마도 삼성제약과 대화제약 상한가에 힘입어 2.11 상승하고 있다. 기술주 테마 중에서는 초전도체가 3.19 오르며 다시 주목받고 있고, 신성델타테크와 모비스가 상승을 주도한다. 2차전지 내 나트륨이온 배터리 테마도 2.62 상승세를 기록 중이며 에코프로와 디아이씨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로봇 산업용·협동로봇 테마가 2.28, 3D 프린터 테마가 2.08 오르는 등 미래 성장 산업 관련 테마에 고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와 폐배터리 테마 역시 각각 1.79, 1.78 상승하며 산업 자동화와 친환경 관련주의 투자 매력을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개별 종목으로 들어가면 코스피 시장에서는 제약주와 우선주의 급등세가 눈에 띈다. 삼성제약은 치매 치료제 관련 기대감과 제약바이오 전반의 강세를 발판 삼아 29.99 급등한 1,773원으로 상한가에 안착했다. 현대약품도 29.84 오른 6,57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하며 낙태·피임 테마 강세를 이끌고 있다. 우선주 중에서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우가 29.98 급등해 28,40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고, 태영건설우도 29.78 상승한 8,410원에 거래되며 상한가에 근접한 급등 흐름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보통주 역시 23.88 급등하며 동반 강세를 연출하고 있고, 동부건설우는 10.28 상승 중이다. 뷰티 테크 기업 에이피알은 6.09 오른 270,000원에 거래되며 강세를 나타내고 있고, 에이플러스에셋과 코아스도 각각 5대 상승률로 장 초반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방산 관련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인 PLUS K방산레버리지는 4.70 상승하며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방산 선호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도 상한가 종목이 여럿 나오며 개별 종목 장세가 뚜렷하다. 대화제약은 29.89 급등한 24,90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해 코스피의 삼성제약과 함께 제약바이오 섹터 강세를 이끌고 있다. 검사 장비 전문 기업 팸텍도 29.87 오른 2,10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하며 스마트팩토리와 자동화 설비 수요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초전도체 대표주로 꼽히는 신성델타테크는 19.94 급등한 75,8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성호전자는 19.36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로봇 자동화 시스템 기업 에스피시스템스는 18.70 오른 13,010원을 기록 중이다. 특수 반도체 소자 기업 시지트로닉스는 15.72 상승했고, 첨단 금속 소재 업체 에이치브이엠도 12.83 오르며 강세다. 보안 솔루션 기업 아우토크립트는 12.60, 통신 장비 부품 업체 옵티코어는 11.46 상승 중이며, 초전도체 관련주 모비스도 10.91 오르며 테마성 수급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직접 투자를 언급해 화제가 됐던 상장지수펀드 ETF들도 지수 흐름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코스피200 추종 대표 ETF인 KODEX 200은 57,975원에 거래되며 전일 대비 0.46 하락했다. 코스피 약세와 외국인 매도세가 ETF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 배당금을 재투자하는 KODEX 200TR 역시 20,810원으로 0.45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코스닥 상위 150개 우량주에 투자하는 KODEX 코스닥150은 15,840원에 거래되며 0.64 상승 중이다. 코스닥 지수가 코스피 대비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 흐름이 지수형 상품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FOMC 결과와 미국 기술주 움직임, 국내 경기 지표 흐름에 따라 지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도, 제약바이오와 초전도체·2차전지·로봇 등 성장성 높은 테마 중심으로 단기 매매가 반복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시장에서는 FOMC 회의 이후 금리 경로와 유동성 방향성이 보다 뚜렷해질 때까지 관망과 선택적 매수가 공존하는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