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전설 완성”…오승환, KIA전 기록의 값진 은퇴 투어→팬심 울렸다
맑게 개인 하늘, 계절이 무르익은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오승환이 다시 한 번 마운드 위에 올랐다. 낯익은 푸른 유니폼, 한 시대를 풍미한 베테랑 투수가 걷는 은퇴 투어 현장은 박수와 감동으로 채워졌다. 오승환은 리그 통산 100, 200, 300세이브라는 대기록을 모두 KIA를 상대로 달성한 각별한 인연을 다시 떠올렸다.
이날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는 KBO리그 정규 시즌 일정 속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졌다. 경기에 앞서 오승환의 은퇴를 기념하는 의식이 열렸고, 광주 팬들은 뜨거운 환호로 이별의 아쉬움을 표했다. 특히 100세이브와 300세이브 두 번의 굵직한 장면 모두 광주에서 나온만큼, 오승환에게 광주는 남다른 의미로 남았다.

KIA 타이거즈 구단은 선수단의 사인이 담긴 유니폼 액자를 오승환에게 전달하며 존경을 전했다. 그라운드에서 함께 싸운 적도, 한솥밥을 먹었던 삼성 출신 KIA 최형우는 직접 감사패를 준비해 선물했고, 오승환은 그 감동에 울 뻔했다고 털어놨다. 진갑용 2군 감독에 대해서는 오랜 룸메이트이자 사인을 눈빛만 주고받아도 통하던 사이였다며 고마운 감정을 하나하나 되짚었다.
오승환은 이 자리에서 “은퇴 투어를 하다보니 상대 구단과 동료들, 팬들까지 더 깊게 떠오른다. 이제야 은퇴라는 사실이 점점 실감난다”고 말했다. 최근 불안정한 마운드를 보이는 KIA의 마무리 정해영에게는 “기록에 일희일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충분히 좋은 투수다”라고 선배다운 조언을 전했다.
끝으로 오승환은 “남은 시즌 등판 여부는 감독님의 판단이다. 누구보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계속 몸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30일, 대구 홈경기에서 예정된 공식 은퇴식은 오승환의 마지막 마운드 등판을 많은 팬들이 지켜볼 수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일흔 번 넘게 오른 광주와 대구의 마운드, 그 곳에서 쌓인 시간과 추억이 야구팬들에게 오래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