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유럽 점유율 7.5%”…친환경차 비중 확대→성장 동력 재점검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10월 유럽 시장에서 8만1천540대를 판매하며 1년 전보다 1.4%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는 4만1천137대, 기아는 4만403대를 판매해 각각 0.8%, 2.0%의 역성장을 나타냈다. 합산 점유율은 7.5%로 전년 동기 대비 0.5%포인트 하락해, 유럽 완성차 업계 전반의 수요 둔화와 가격 경쟁 심화가 한국산 브랜드에도 예외 없이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차종별로는 여전히 스포츠유틸리티차의 견고한 수요가 두드러졌다. 현대차는 투싼 9천959대, 코나 6천717대, i10 3천877대를 판매하며 볼륨 모델의 존재감을 재확인했다. 기아는 스포티지 1만1천960대, 씨드 6천271대, EV3 5천463대를 기록해, 내연기관 중심의 콤팩트 SUV와 전동화 모델이 함께 판매를 지탱한 구조로 분석됐다. 유럽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여전히 실용적 차급에 집중된 가운데, 브랜드 충성도와 잔존가치에 따른 선택 경향이 강화됐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친환경차 판매 흐름은 장기 전략의 방향성을 드러내는 지표로 읽힌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를 합산해 투싼 6천535대, 코나 5천275대, 인스터 2천704대를 판매했다. 기아는 EV3 5천463대, 니로 3천635대, EV4 1천410대 등으로 나타났다. 전동화 라인업이 주력 SUV와 해치백 중심으로 구성되며, 배출가스 규제 강화와 전기차 인센티브 축소라는 상반된 정책 환경 속에서도 일정 수준의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기아가 직면한 도전 과제는 분명하다. 유럽 내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둔화되고, 중국 및 로컬 브랜드의 저가 전기차 공세가 거세지면서 가격 할인과 재고 조정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전기차 단일 차종의 물량 확대보다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 균형을 통해 수익성을 지키는 전략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업계 전문가들은 유럽 안전·환경 규제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온 현대차·기아가 차별화된 품질과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단기적 점유율 변동을 감수하더라도 중장기적 브랜드 가치 제고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