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바다와 예술, 그리고 놀이”…기장에서 만나는 여유로운 하루
요즘 부산의 바다가 그리워 기장으로 떠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조용한 어촌 이미지가 짙었지만, 지금은 남녀노소 모두의 쉼표이자 감성을 채우는 여행지로 일상이 됐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달라진 나들이의 태도가 담겨 있다.
기장 곳곳을 거니는 길엔 가족, 연인, 혼행족까지 다양한 모습이 스민다. 해동용궁사에서는 108계단을 오르내리며 푸른 바다와 고즈넉한 사찰의 여운을 천천히 누린다. “계절마다 느낌이 달라 일부러 다시 찾는다”는 현지인의 말을 실감하게 만드는 풍경이다. 반나절 바람을 쐬다가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으로 이동하면 생생한 웃음소리가 이어진다.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테마파크는 가족 단위 관람객에겐 물론, 친구와 함께 하루를 보내기에도 손색이 없다. 줄지어 사진을 남기는 포토존에서 “이 순간 행복하다”는 어린 손님들의 고백이 들리는 듯하다.

이런 변화는 숫자와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부산 동해안 일대의 관광객은 꾸준히 늘고 있으며, 특히 체험과 교육, 문화가 결합된 공간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엔 카페 도토리 로스터스처럼 예술과 자연, 휴식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곳이 인기다. 실제로 방문해 보면, 백남준 등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 앞에 머문 커플, 차 한 잔 들고 창밖을 바라보는 여행자가 쉽게 눈에 띈다.
기장에선 아이들도 특별한 하루를 보낸다. 부산 칠드런스 뮤지엄은 날씨와 상관없이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의 놀이터가 된다. STEM과 스포츠 체험, 36가지 다양한 콘텐츠로 채운 실내 박물관에서 아이들은 몸으로 부대끼며 문제를 스스로 찾는다. “커다란 체험관 안에서 아이가 직접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일상에서 놓쳤던 성장의 순간을 다시 발견했다”는 부모의 진심 어린 소회도 들려온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기장에 가면 누구나 자기만의 휴식법을 찾는다”거나 “바닷바람 맞으며 걷다가, 뜻밖의 예술과 놀이를 만난다”는 감상들이 이어진다. 단지 먹고 쉬는 여행지가 아닌, 세대와 취향을 아우르는 기장은 이제 일상적 쉼의 목적지로 자리매김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여행의 기준은 자연스레 바뀌었다. 한적한 산책길, 가족과의 단란함, 뜻밖의 예술 경험까지.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