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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에 울려 퍼진 트롯과 웃음소리”…주민과 관광객 어울린 동구의 가을 축제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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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강변에 들려오는 트롯과 웃음소리가 유난히 반갑다. 예전엔 단순한 마을 잔치라 여겨졌지만, 지금은 계절을 타고 흐르는 즐거운 일상이 돼 사람들을 부른다. 대구 동구의 가을은 10월 18일이 되자마자 완전히 달라졌다. 강변 곳곳에선 줄을 맞잡고 하나가 되는 어울림 체육대회가 펼쳐졌다. 손에 땀이 맺힐 만큼 박진감 넘친 레이저 서바이벌, 어린이들의 환호성 가득한 팝업 놀이터, 그리고 곳곳에서 퍼지는 익숙한 음식 냄새가 축제의 흥겨움을 더했다.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대구 동구 어울림한마당 두두다동 축제’는 지역만의 고유한 에너지로 채워졌다. 시범줄다리기와 릴레이계주, 4개조 200여 명의 레이저 서바이벌 등 어울림 체육대회에서는 “함께여서 더 뜻깊다”는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먹거리마당과 푸드트럭 부스는 옆 사람과 소탈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머물 수 있는 또 하나의 소통 공간이 됐다.

먹거리마당부터 트롯경연까지…‘대구 동구 어울림한마당 두두다동 축제’ 대구 동구에서 펼쳐진다
먹거리마당부터 트롯경연까지…‘대구 동구 어울림한마당 두두다동 축제’ 대구 동구에서 펼쳐진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트롯 경연대회 본선에는 1000여 명이 운집해 각자의 응원을 보냈다. 무대 위에 오른 이찬원, 진해성, 신승태, 송성호 등은 어울림 콘서트에서 인기 가요와 트롯 열기로 가을밤을 장식했다. “트롯 무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추억이 새로이 쌓인다”는 현장 참여자의 감상처럼, 다양한 세대가 한데 어우러지는 풍경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전문가들은 ‘공감의 축제’라고 이름 붙인다. 한 평생학습 기관 관계자는 “도심에서 세대와 관심사를 아우르는 이 축제가 소속감의 힘을 확인하게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단순한 볼거리뿐 아니라, 평생교육·어린이 놀이터·체험 등 다층적 프로그램이 마련되며 누구나 주인공이 된 축제라는 평가도 나왔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지역 커뮤니티에는 “내년에도 꼭 오고 싶다”, “아이와 부모가 모두 즐거운 경험”이라는 소감이 이어졌다. 사람들은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모두가 친구가 된 느낌”을 소중하게 되새겼다.

 

작고 사소한 선택, 가벼운 발걸음이지만, 대구 동구의 축제는 삶을 끌어안는 넓은 품을 보여준다. 도심 한복판, 푸르른 강변에서 만나게 되는 이 따뜻한 연대와 소통의 풍경은 가을밤의 가장 큰 선물일지 모른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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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동구어울림한마당두두다동축제#이찬원#트롯경연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