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트 연속 동점접전”…김우진, 32강서 멈춘 집념→단체전 투혼 예고
광주 국제양궁장의 숨소리마저 얼어붙은 순간,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3관왕 김우진이 마지막 활시위를 당겼다. 연달아 이어진 동점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경기에 임했지만, 32강에서 멈춘 표정은 깊은 아쉬움을 남겼다. 박수와 탄식이 교차하는 관중석 위로, 현장은 오랜만에 또 하나의 굵직한 서사를 만들었다.
김우진(청주시청)은 2025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남자 개인전 32강에서 브라질의 마르쿠스 달메이다를 상대로 4-6, 한 끗 차 승부 끝에 탈락했다. 모두가 숨죽인 28-28 동점으로 출발한 1세트와 2세트에 이어 3세트에서 달메이다가 2점 차로 앞서며 기세를 올렸다. 김우진은 29-29, 30-30으로 마지막까지 추격했으나, 끝내 한 세트 차를 좁히지 못했다.

예선 라운드 1위로 토너먼트에 오른 김우진은 끈질긴 집중력으로 브라질 강호와 맞선 끝 접전의 흐름을 연출했다. 달메이다는 2021년 은메달, 2023년 동메달 등 굵직한 경험을 무기로 흔들림 없이 사선을 넘겼다. 이번 맞대결에서 4세트 연속 양보 없는 동점 접전은 세계 정상급 궁사들의 치열한 심리가 오롯이 드러났다.
반면, 대회 다른 개인전에서는 한국 양궁 차세대 주자들이 힘을 냈다. 김제덕(예천군청)은 칠레의 안드레스 가야르도를 7-3으로 꺾으며 16강에 합류했고, 이우석(코오롱)도 일본의 아오시마 데쓰야를 6-4로 제압했다. 두 선수 모두 공격적 운영과 흔들림 없는 마무리로 토너먼트 다음 관문을 향한다.
김우진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 10일 오후 5·18 민주광장 일원에서 펼쳐지는 남자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 결승전 출격을 앞두고 “개인전 아쉬움은 뒤로하고, 양궁 대표팀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뜨거운 응원과 기대가 교차하는 광주 현장은, 또 다른 승부를 통해 한국 양궁의 자존의 빛이 피어나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2025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남자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 결승 무대에서 김우진의 투혼과, 김제덕·이우석을 비롯한 한국 대표 선수들의 싸움은 10일 오후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