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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과 이른 시일 내 베이징 회담 기대"...이재명, 다카이치·리창과 연쇄 회동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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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외교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교차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과 중국을 상대로 연쇄 회동에 나섰다. 한일관계의 안정적 관리와 한중관계 복원 모멘텀 유지가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각각 회동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먼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의 회동에서 양 정상은 엄중한 국제 정세 속에서 양국 관계의 중요성과 미래지향적 협력의 필요성을 거듭 확인했다. 대통령실은 두 정상이 경제와 안보 등 핵심 분야에서의 협력 방향을 폭넓게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것이 정치인들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나라가 협력 가능한 분야에 집중하면서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과거 갈등 현안을 둘러싼 대립 구도보다 실질 협력 분야에 방점을 찍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양 정상은 앞으로도 셔틀외교를 지속하기로 뜻을 모았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양측은 정상 간 상호 방문과 각급 채널의 교류를 통해 경제, 안보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더욱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

 

이어 진행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의 회동에서 이 대통령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 계기에 이뤄진 한중 정상회담을 언급했다. 그는 당시 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가 전면적으로 복원됐다"고 평가하고, 양국 국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협력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리창 총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평가에 화답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한은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현안에 대한 호혜적 협력을 강화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양국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길 바란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또 G20 정상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밝힌 입장을 높게 평가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 대통령의 G20 발언이 국제사회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언급하며, 관련 사안에서 양국이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이 대통령은 회동에서 한중 간 정치적 신뢰 제고를 위한 소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양국 간 고위급 교류와 실무 협의를 통해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고 말했고, 리 총리는 이에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각별한 안부를 전해달라"며 베이징에서 이른 시일 안에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리창 총리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하며 시진핑 주석의 안부 인사를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한중 정상 간 대면 외교를 조기에 재가동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과 리창 총리의 회동 의미를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과 리 총리의 이번 회동은 시 주석 국빈방한을 계기로 마련한 한중관계 복원의 모멘텀을 바탕으로 양국 최고위급의 긍정적 교류 흐름을 이어간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중 정상 간 신뢰 회복 흐름을 G20 계기 양자 접촉으로 연장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다카이치 총리와 리창 총리 외에도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WHO 사무총장을 만나 인사와 안부를 나눴다. G20 무대에서 보건, 경제, 안보 등 다자 현안을 둘러싼 외교 행보를 집중적으로 이어간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한일 셔틀외교의 지속 여부와 한중 정상 간 베이징 회담 성사 시점이 향후 동북아 정세와 국내 여론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부는 G20 이후에도 양국 외교 채널을 가동하며 구체 협력 의제를 조율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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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다카이치사나에#리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