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갑 보수 집결지로 세우겠다”…국민의힘, 함인경·김태규 당협위원장 선발

정당 공천의 관행을 둘러싼 물음은 이번 정국에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이 주요 지역 당협위원장을 공개 오디션 방식으로 선발하며 내년 선거를 겨냥한 조직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국민의힘은 2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서울 양천갑과 울산 남구갑 당원협의회위원장 공개 오디션을 진행해 각각 함인경 전 대변인과 김태규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을 최종 선발했다고 밝혔다. 두 지역 모두 5대1 경쟁 구도가 형성되며 당내 인사들이 정면 승부를 벌였다.  

서울 양천갑 당협위원장 자리를 놓고 열린 오디션에서는 함인경 전 대변인이 박성준 전 의원, 정미경 전 의원, 조수진 전 의원, 허훈 서울특별시의회 의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함 전 대변인은 강한 야전 조직력이 필요한 지역에서 신규 인물을 전면에 내세우려는 지도부 기조에 부합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함 전 대변인은 선발 직후 "양천갑을 보수의 집결지로 다시 세워 내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조직 재건과 보수 지지층 재결집을 통해 전국 단위 선거 흐름을 바꾸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어 열린 울산 남구갑 당협위원장 공개 오디션에서는 김태규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1위에 올랐다. 경쟁자에는 강호승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김상회 HD현대중공업 전무, 김영중 전 국민의힘 조직국장,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 등이 포함됐다. 정계, 관료, 재계, 언론계 인사가 함께 참여해 다층적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김 전 부위원장은 "우리 당이 이재명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그날을 앞당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강경한 어조로 정권 교체 의지를 드러내며 보수 핵심 지지층 결집을 겨냥한 메시지를 던졌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공정성 논란을 줄이고 지역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공개 오디션 방식을 확대하는 흐름을 보여 왔다. 다만 당내에서는 기존 중진의 영향력 약화, 사전 조직 동원 가능성 등을 둘러싼 찬반 논쟁도 상존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양천갑과 울산 남구갑이 각각 수도권과 영남권의 상징성이 큰 지역인 만큼, 새 당협위원장들의 성과가 내년 지방선거 전략에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와 정당은 향후 다른 지역에도 이 같은 경쟁 방식을 얼마나 확대 적용할지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