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 법제화, 찬성 34%·반대 58%”…20·30대 찬성 약화·보수층 반대 강화
동성결혼 법제화에 대한 찬성 여론이 2년 만에 다시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동성결혼 법제화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34%, 반대는 58%로 집계됐다. 유보 응답은 8%였다.
이번 결과는 2023년 조사 대비 찬성은 6%포인트 줄고, 반대는 7%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이로써 2021년 이후 계속 좁혀지던 찬반 격차가 24%포인트로 다시 크게 벌어졌다. 성향별로는 20·30대와 진보층에서 찬성률이 눈에 띄게 낮아졌으며, 보수층에서는 반대가 더욱 강화됐다. 정치 성향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층에서는 찬반 양론이 엇비슷했으나, 그 외 집단에서는 반대 의견이 뚜렷이 우세했다.

한국갤럽은 2001년부터 동성애와 관련된 여론을 조사해오고 있다. 2013년 뉴질랜드 등 해외 주요국의 동성결혼 합법화 흐름 이후 한때 찬성 여론이 10%포인트 증가하기도 했으나, 이후 반대 우세 흐름이 지속됐다. 최근 2024년 7월에는 대법원이 사실혼 관계의 동성 동거인에게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려, 여론 변화에 영향을 미친 바 있다.
동성애의 원인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는 ‘후천적 영향’이라고 보는 응답이 50%로 가장 높았고, ‘선천적 요인’으로 여기는 응답은 23%, ‘양쪽 모두 영향을 받는다’ 15%, 유보 11%였다. 성적 지향을 선천적이라 보는 사람일수록 동성애에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조사됐다.
‘동성애도 사랑의 한 형태’라는 응답은 전체 48%로 확인됐다. 이는 2017년 이후 5차례 조사 만에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간 수치다. 연령별로 보면 20·30대 약 70%, 40대 60%가 동성애를 사랑의 한 형태로 받아들였지만, 50·60대는 40% 내외, 70대 이상은 16%에 그쳤다.
과거 조사에서는 국민 다수가 동성애자를 해고 사유로 인정하지 않고(2021년 81%), 동등한 취업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2017년 90%)는 응답이 높았다. 2022년 조사에서는 성소수자 차별 인식이 58%에 이르는 등, 인권 인식과 실제 태도 간의 온도차가 계속 관찰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2.1%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향성에 따른 인식 차이가 다시 두드러진 만큼, 동성결혼 법제화와 관련한 사회적 논의와 제도 개선의 과제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